[기고] 오병호 한국재정지원운동본부 이사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적' 파라벤. 화장품, 비누,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에 방부제로 사용된다. 파라벤은 CₙH₂ₙ₊₂의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알케인 탄화수소를 두루 일컫는 낱말이다. 물에 녹지 않으나 에테르나 벤젠, 에스터에는 녹는다. 파라벤은 20 혹은 40의 탄소분자로 이루어진 탄화수소분자의 혼합물로 석유나 석탄, 오일셰일에서 도출된 하얗고 색깔 없는 부드러운 고체이며 주로 화장품에 많이 쓰인다.

그런데 이러한 파라벤은 남성과 여성의 건강과 생식 능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폴란드 불임 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파라벤 노출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 비정상 형태의 정자 증가, 정자 운동성 감소, DNA 손상, 난자 손상 등 남녀 불임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ESG 경영의 시대적 요구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새로운 관점.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 구조에 대한 책임성이 강조되는 ESG 경영 시대에, 우리는 파라벤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혹은 사회적 분위기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파라벤과 같은 환경 호르몬의 영향은 불임의 새로운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는 사회 전체의 건강과 미래에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다.

친환경 인증, 소비자의 안전과 기업의 책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 이제 우리는 화학 물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친환경 인증은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고, 기업에게 환경과 사회에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도록 촉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라벤 없는 제품 개발과 친환경 인증 확대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 정부는 파라벤과 같은 유해 화학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고,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파라벤 없는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친환경 인증을 확대하여 책임 있는 기업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파라벤은 불임의 위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친환경 인증 제품을 선택하여 소비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정책과 노력, 그리고 소비자의 의식적인 선택을 통해 우리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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