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는 평균 천억 개의 뉴런과 연결 고리인 100조 개의 시냅스로 이루어진 무한한 가능성의 보물 창고인데 근육과 같이 쓰면 쓸수록 발달한다고 한다.

유전학자 딘 해머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해내야겠다고 의지를 굳힐 때마다 다음 번에는 그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뇌신경이 재배열된다.' 고 했다.

생각과 의식이 우리 마음속에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마음을 주관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듯이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담느냐가 중요한 요인일 수밖에 없다.
학력제고는 긍정적인 것들을 담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18세까지 긍정적인 말을 수천 번 듣는 것에 비해 부정적인 말은 평균 14만 8천 번 듣는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대다수의 내용은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것들이다.

또한 학력제고는 배워야 할 것을 배우도록 해 준다. 사람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배우기를 꺼리지만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다양한 내용을 배움으로써 학력의 편식을 막아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학력제고는 가치 있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도록 도와준다. 참됨, 경건함, 정결함, 정직함 등의 목록들은 대개 여기에서 배우는 것이다.

전국학업성취도평가를 반대하는 목소리 큰 일부 시민과 교원의 성명 발표, 시위, 고소 고발 등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다.

그런데 막상 시험 당일이 되자 도내 초등학교 6학년 1만 9,050여 명과 중학교 3학년 2만 1,000여 명, 고등학교 2학년 1만 9,880여 명, 특수학교 14명 등 492개교 5만 9,940여 명의 응시생 가운데 단 4명만 체험학습을 떠났고 1명이 등교 후 평가를 거부했는데, 그나마 이 학생들의 학부모는 특정 단체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제고가 두뇌 발달과 삶을 좌우하는 긴요한 학생의 할 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거

부하며, 심지어 말리는 학부모까지 고소 고발하는 등 교육 현장을 시끄럽게 했으니 교직의 위상이 또 한 번 땅에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체 어느 학부모가 자기 자식 공부 안 하기를 바라겠으며, 공부라는 것은 각고의 노력 없이 하루아침에 거저 되는 것이 아님을 천하 만민이 다 아는 터이다.

열심히 공부하려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어 학력제고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 것과 현실성 없는 이상만 강조하는 사람들 말에 솔깃해서 공부할 의욕과 시기를 놓친 학생들은 누가 책임지는가.

공부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지만 공부 잘 하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은가.

정말 교육을 걱정한다면 예년처럼 또 그냥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동의 받지 못한 주장과 그로부터 발생된 교육력 낭비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자기네 단체 회원에게도 외면 받고 달랑 4명에게만 설득된 논리를 보며 씁쓸한 웃음과 연민이 생긴다.



/이진영 매포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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