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진천 공예마을, ⑮청주 옹기박물관

[충청일보]손으로 만나는 세상전

문백면 옥성리 위치 … 예술인 30명 모여 창작활동

내달 30일까지 천연염색·금속장신구 등 70점 전시

충북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진천공예마을은 입구에서부터 예술의 냄새가 풍긴다.

장승과 여치의 조형, 매미소리,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 등이 찌든 마음을 씻어주는 것 같다.

진천공예마을은 진천군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했다.

충북의 대표 공예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욕에서 2002년부터 무려 8년간에 걸쳐 건설된 것이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예술인들이 모여서 창작 활동을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곳에는 도예가, 천연염색가, 목공예가, 금속공예가, 칠보작가 등 30명이 정착하여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 감상과 체험이 가능, 충북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변모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진천군은 문백면 옥성리 665번지 12만5382㎡의 부지에 국비, 특별교부세, 도비, 군비 등의 지원과 자체 부담을 합쳐 총 1471억17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자됐다.

처음 착공 당시 공예마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도 겪었으나 입촌을 희망하는 공예인들이 똘똘 뭉쳐 2005년 기반조성 공사를 무난히 완성했으며 이후 진입로 포장, 전시판매장 공사, 주차장 조성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개인별 주택과 작업장이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착공 8년만인 지난해 모든 공사를 완료하고 같은해 12월 28일부터 전시판매장에서 한국미술협회 진천지부 창립전을 개최하고 공예마을로써 공식 선을 뵈게 됐다.

지난 5월에는 진천공예미술관 개관 기념전을 개최했으며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충북미술대전 순회전도 가졌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만남'을 주제로 한 첫 축제를 개최해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전시판매장은 국가공예전문미술관으로 등록하기 위해 작품 100여점을 모집 중에 있으며 미술관으로 정식 등록하면 학예사도 채용할 계획이다.

아직은 공예마을에 대한 홍보가 미흡, 서울 등 외지에서 관람객이 찾아 오지는 않지만 장차 이천의 도자기마을 같은 공예마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입소문으로 공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고 있으며 작가를 직접 만나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진천에서도 경치가 좋은 옥성리는 인근에 저수지가 자리하고 마을 안에 장승 공원과 물레방아 등도 있어 한적한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승용차로 청주에서 20여분 거리여서 청주에서 열리는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맞춰 '손으로 만나는 세상전'를 개최 중이다.

공예마을에서 활동하는 20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70여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도예가 김장의씨의 다기를 비롯해 염색작가 연방희씨의 천연염색, 목공예 작가인 박종덕씨의 전통먹감장, 금속공예가인 정차연씨의 장신구 등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 기간은 다음달 30일까지이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관한다.


▲ 진천공예마을 전경. © 편집부


한국의 연가전

유훈종씨, 명암동에 사재·지방비 10억 들여 건립

지역별 항아리·최대크기 옹기 등 행사기간 선봬

옹기는 전통 오지그릇의 일종이다.

주로 단지나 항아리로 많이 사용했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이 옹기여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옹기를 고집하고 있다.

옹기를 살아 있는 그릇이라고 흔히 말한다. 옹기는 숨을 쉬기 때문이다.

전통 그릇인 옹기를 전시하는 곳이 바로 청주옹기박물관이다.

충북 청주시 명암동 유훈종씨가 사재와 지방비 지원을 받아 10여억원을 들여 이 옹기박물관을 개관했다.

유씨가 옹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서민성과 생활성 때문이었다.

청원군 북이면이 고향인 유씨는 옹기들이 시대가 발전하며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모으기 시작했다.

평생 동안 모은 옹기는 무려 3500여점. 완만한 곡선의 경기도 항아리에서 부터 볼록한 어깨선이 아름다운 전라도 항아리, 배가 불룩한 경상도 항아리, 화병, 꿀단지, 소주고리, 연가, 뒤주, 벌통 등 닥지는대로 모았다.

옹기박물관은 수시로 옹기를 교체하며 전시하고 있는데 유씨가 소장한 옹기를 모두 전시하려면 몇 년은 걸린다고 말한다.

옹기로 만들어진 자라병, 솥, 국수 제조기, 구유통, 소주고리 등은 쉽게 찾아보기도 어려운 것들이다.

옹기박물관은 겉모습도 옹기의 색깔과 모양을 닮았다. 유선형의 지붕과 벽체는 옹기의 모습 그대로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어진 옹기박물관은 1층에 옹기를 전시하고 나머지 층은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박물관 보다 레스토랑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박물관을 운영하려면 예산이 필요하다고 유씨는 말한다.

옹기박물관의 자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 당시 한 노부부가 인민군의 총을 피해 이곳에 들어가 숨어있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큰 규모다.

크기가 어른 키보다 높아 뚜껑을 열려면 별도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유씨는 이 옹기를 구하기 위해 충남 서산의 노부부를 1년간 찾아 다니며 사정을 해서 겨우 사들였다.

또 그들에게 영원히 깨뜨리지 않고 잘 보관하겠다는 약속을 한 다음에야 가까스로 구입할 수 있었다.

이만한 옹기를 만들기 위해 도공이 발물레를 어떻게 돌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유씨는 이 옹기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청주국립박물관과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을 찾아 온 외지인들은 청주옹기박물관을 꼭 찾는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전통 옹기를 통해 조상의 지혜와 생활 철학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옹기박물관은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기간인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한국의 연가 전'을 열고 있다.

연가는 옹기로 만든 굴뚝을 말하는데 화려하지도 않고 꾸밈도 없어 소박한 느낌을 준다.

조선 시대 중기 이후의 연가 70여 점이 전시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사진=조무주 대기자

▲ 청주옹기박물관 전경.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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