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원들의 고집은 대단하다. 의정비 인상에 대해 도민들이 그렇게 비판하는데도 끄덕하지 않고 있다. 내 배만 불리겠다는 심사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의정비 인상을 추진했던 청주시의회는 여론이 악화되자 인상안을 철회했다. 이로써 도내 12개 시·군의회가 모두 의정비를 동결했다. 그러나 유독 충북도의회는 의정비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도의회가 시·군의회 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은 일을 했는가. 솔직히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일부 시·군의회의 활발한 의정 활동보다 못한 것도 많았다. 그런데도 충북도내 지방의회에서 유일하게 의정비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서 언론이 두들기면 맞으면 된다. 무엇이 무서워 의정비를 올리지 못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의회가 아니라 도민위에 군림하는 의회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충북도의회는 내년도 의정비를 기존 4968만원에서 141만원 올린 5109만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의했다. 물론 연간 141만원이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41만원을 올려서 의정 활동에 얼마나 도움을 주겠는가 하는 사람도 있다. 의원들이 141만원을 올리겠다는 것은 연봉이 4000만원 대에서 5000만원 대로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액수의 과다를 떠나 도의원들이 의정비를 인상하겠다는 발상이 문제다. 다른 시·군의회는 어려운 서민 경제를 생각하여 자진하여 동결했는데 유독 충북도의회 만이 인상을 강행하려는 심사 때문에 도민들이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여 참고한다는 것인데 얼마전 CJB가 도민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인상에 반대하는 사람이 80.2%였다. 대부분의 도민들이 의정비 인상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을 무시하고 충북도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의정비를 인상에 동의한다면 도민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충북도의회는 해마다 외유성 해외 연수도 그치지 않고 있다. 또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때 해외 연수를 가는 경향이 짙은것 같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지난달 6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 연수단은 도의원 5명과 공무원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으며 연수 비용은 3690만원에 달했다. 도의원들은 경비 일부를 자부담했다고 하나 유럽으로 연수를 간것은 외유성 연수의 인상이 짙다. 의원 5명이 공무원 4명을 대동한 것도 문제다. 이는 공무원들을 수행원 처럼 부려 먹겠다는 심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산업경제위도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의원 7명, 공무원 4명 등 총 11명이 러시아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김형근 도의장까지 연수에 동행했다. 당시 해외연수 예산은 363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9대 충북도의회 출범 후 상임위별로 실시된 해외연수는 정책복지위가 호주·뉴질랜드, 교육위는 일본, 건설소방위는 중국, 산업경제위 러시아, 건설소방위 영국·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행정문화위 스위스·오스트리아 등이었다. 아시아는 일본과 중국 뿐이고 호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대부분 관광지가 많은 지역을 선택했다.

해외 연수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예산을 들여 유럽 등 관광지로 연수를 가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충북도의회의 의정비 인상과 해외 연수는 이번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됐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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