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핵 6자회담 공동문건이 채택돼 어느때 보다도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아주 기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남북 분단후 가장 어려운 시대를 사는 불행한 민족이었던게 사실이다.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항상 원수처럼 지내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제 남북정상이 두 번씩이나 만나고 한반도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북핵 문제가 서서히 풀릴 조짐을 보여 이제는 통일도 멀지 않았구나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참가국들의 승인을 거쳐 합의문서를 공개했는데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등 비핵화 2단계 조치를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 회담 중에 이같은 결과가 도출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와 병행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서로 주고 받는 형식의 이같은 합의는 북한과 미국이 결국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 문제나 북한이 보유중인 플루토늄 양 등이 신고 내역에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큰 틀에는 합의가 이뤄지므로 북핵 해결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 2단계의 핵심인 북한 핵시설 불능화는 올 연말까지 완료하게 된다. 핵 시설의 불능은 사실상 북한이 더 이상 한반도에서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는다. 불능화 대상은 영변의 5㎿ 실험용 원자로, 재처리시설 및 핵 연료봉 제조시설 등이다.

더구나 불능화 작업을 북한이 아닌 미국이 주도한다. 핵 시설 불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또 올 연말까지 핵프로그램에 대해 정확히 신고하고 핵 물질이나 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북한과 미국은 관계를 개선하고 특히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한다. 국교 수립의 전단계를 이행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6자회담의 합의가 북핵 해결의 중요한 단계가 되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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