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전국체전 개최지 선정을 위한 대한체육회 이사회 의결에서 충북은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도, 실사점수에서 뒤져 충남에 무릎을 꿇었다.

대한체육회는 2차 결선투표까지 과반수 득표가 없을 경우 실사점수로 우열을 가리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충북은 2차례의 결선투표에서 8대 7로 앞섰지만 출석 이사의 과반수인 9명을 넘기지 못해 분루를 흘렸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지역은 충북임에도, 결과적으로 실사점수만을 판단기준으로 삼아 최종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과반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할 선정방식은 상식적으로 '단순 다수결'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결선투표에 붙여 최고득표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고,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도 다수결로 선출하되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일 때는 국회에서 다수결로 결정한다.

대한체육회 이사진은 이번 표결에서 각 후보지들의 개최 준비상태(실사 결과), 잠재력, 주민 관심도, 지역 안배, 개최 명분 등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를 거쳐 한 표를 행사했을 것이다.

실사점수는 그 다양한 평가의 일부분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종합적 평가에서는 충주가 앞섰지만, 실사점수라는 지엽적 조건이 승패를 가른 잣대로 사용된 셈이다.

더욱이 실사점수를 잣대로 쓰는 것은 전국체전 개최의 목적인 '지방체육의 저변확대'에 역행하는 처사다.

시설이 이미 잘 갖춰진 지역이 높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어, 체육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은 개최 기회를 얻기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개최지 선정에서 불합리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도록 의결절차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현 충주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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