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고귀한 인명을 앗아간 꿈에도 잊지 못할 천안함이 폭침된 지 2주기가 되었다.

지난 26일 대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 유가족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사자 46명과 고(故) 한주호 준위의 넋을 경건하게 기린 추모식 방송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학교에서도 청주교육지원청과 청주보훈지청의 지원을 받아, 현수막과입간판을 게시하고, 학교홈페이지에 천안함 피격 2주기 '사이버 추모관'을 설치하는 등 희생된 용사들의 정신을 기리도록 지도하였다. 추모관의 문구처럼 우리 모두 '그 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더욱 강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그 분들의 정신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겠다.

문득 지난 해 학교장 연수로 평택에 있는 해군 제2함대를 찾아가 피격되어 두 동강이가 난 처참한 모습의 천안함을 본 생각이 난다. 바다가 아닌 육지에 올라와 있어서인지 상상했던 것보다 높이도 높고 거대하였다. 당시 메모한 것을 찾아보니 배수량 1,220톤, 길이 88.3m, 폭 10m, 승조원 100명 내외 등으로 하푼 대함 미사일, 함포, 어뢰 등으로 무장한다는 엄청난 천안함이 이처럼 피격되고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등 47명의 고귀한 용사들이 희생되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천안함 2주기에 대한 여러 보도가 있었지만, 모 일간지의 기사를 읽고 가슴 뭉클한 큰 감명을 받았다. 천안함 피격으로 사망한 고(故)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이신 심복섭씨는 하나 뿐인 아들을 잃은 뒤 받은 정부 보상금 1억 원 전액을 아들이 다니던 강원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고 한다. 그 돈으로 공부한 11명은 "어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렇게 든든한 아들들이 있잖아요."하며 이젠 대신 효도한다는 기사를 읽고 한편 슬프고 한편 벅찬 감동을 받았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것은 자명하다. 더구나 국내·외 전문가 73명의 민군합동조사단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론인데도, 일부에서는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기야 6·25 남침을 부정하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주민들은 굶어 죽는데도 광명성 3호 발사는 어떻게 해명할까? 신문에서 본 천안함에서 희생된 고 안동엽 병장의 부모님의 피맺힌 절규도 들려주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이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되었는데, 사람들은 그저 생각 없이 입을 열고 있어요. 피가 거꾸로 솟아요. 당신들 자식이 아니라고 함부로 말을 해 큰 상처를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가만히 둬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프다고 간절한 심정을 토로하는 이 말을 듣고도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동족 간에 있었던 6·25전쟁과 연평도 피격 등의 뼈아픈 역사가 말해주듯 국가안보에는 단합된 힘으로 국익을 위한 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오늘날 현실은 어떠한가! 과연 누구 좋으라고 하는 행동이고,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묻고 싶다. 천안함 2주기를 계기로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고, 국력을 더욱 막강하게 길러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갖추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참된 교육과 본보기가 될 것이다.



/김진웅 경덕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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