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설정 우려" VS "긴장완화.경제효과"

국회 국방위의 17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 선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 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대통합신당 의원들은 'nll 재설정'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공동어로 등을 통한 긴장완화와 경제적 효과에 방점을 두며 11월로 예정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국방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nll을 열면 이것은 단순히 고기 잡는(공동어로) 문제와 이름 좋은 평화 문제가 아니라 해군이 말하는 옆구리가 시리다는 것"이라며 "북측이 nll을 통해 수도권을 공격하면 (육상의) 군사분계선(mdl) 보다 훨씬 더 수월한공격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대통령이 nll이 영토선이아니라고 하는 것은 정말 국민을 오도하고 국민의 귀와 눈을 멀게하는 것"이라며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이미 약속한 대로 nll을 사수하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도 "nll을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맞는지 의심을 했다"며 "노 대통령의 말씀은 고 윤영하 소령 등 참수리호 용사들과 해군장병들을 모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ll은 역사적, 국제법적, 남북기본합의서 상으로도 우리의 분명한 영해선이자 영토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송자 의원도 "nll은 해군 장병들이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을 통해 몸이 두 동가리가 나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지킨 것"이라며 "대통령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오는 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제가 북측 인사라면 '이봐 국방장관, 노무현 대통령도 nll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당신도 그렇지 않나'라고 물을 것 같다"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박찬석 의원은 nll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공동어로수역 등 서해상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한 긴장완화와 경제파급 효과를 중시했다.

박 의원은 "해주 직항로 문제와 한강하구 개발 등에 대한 군사적 신뢰보장이 이뤄지면 남북 간 긴장완화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갖고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원혜영 의원은 "남북을 가르고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nll을 서해상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통해 항구적 긴장완화와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발상전환과 구상은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안보상 이유로 설정된 nll을 영토개념으로 고정해 주장하는 것보다 남북 경제협력, 공동협력을 통해 서해상 근원적 평화정착을이뤄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nll 주변에 공동어로 수역과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면 완충효과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바로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질의에 대해 김 장관은 "nll 남쪽은 확실히 우리가 관할하고 있다"며 "국방회담을 통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nll을 양보하거나 열어준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동어로 수역을 통한 평화수역화도 해상불가침경계선이 지켜진다는 뜻에서 가능한 것"이라며 "공동어로 수역이 설정되면 어로수역 내 통제는 비군사적 수단으로 통제하겠지만 군사적으로는 만반의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이 서로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다 알고 있다"고 전제, "상호 간에 군사적 신뢰만은 어떻게든 확보해야하며 제 입장에서는 우선 상징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 쉬운 것부터 해야 심리적 신뢰구축이 되고 그 다음에 물리적 신뢰구축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말로만 신뢰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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