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21일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를 향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치로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정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일주일을 맞은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이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며 이걋?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미래가치와 비전에 대한 후보간 끝장토론을 실시하고 시민 배심원 1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 '차별없는 성장특별위원회'와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간 정책전문가 대토론회를 개최하자고 밝혔다.

그는 "제가 말하는 가치 논쟁은 좌냐, 우냐 하는 낡은 이념논쟁과는 다른 것으로서, 우리 사회의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찾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우리 정치는 이제 권력지향의 정치에서 가치지향의 정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자영업자간 격차, 수출과 내수의 격차, 전통산업과 미래첨단산업의 격차, 중앙과 지방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5대 차별과 격차'로 규정한 뒤 ▲중소기업 강국 ▲신성장동력 육성 ▲내수시장 활성화 ▲유연하고 안정된 노동시장 ▲남북경협 및 대륙경제 추진을 '5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 후보는 이날 화이트보드에 직접 글을 써가면서 ▲행복한 가족 ▲넓고 많은 기회 ▲차별없는 성장 ▲약자.소수자의 통합 ▲한반도 평화를 5대 미래가치로 분류하고, 이명박 후보의 미래가치를 정글자본주의, 교육양극화, 재벌경제, 양육강식 20대 80 사회, 대결주의 냉전노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육문제와 관련,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로 그 다음날 2008년을 교육혁명을 위한 사회적 대협약의 해로 선언하겠다"며 "전국 학부모, 교사, 전문가, 여야 정당이 다 참여해서 234개 시군구 단위로 1년 내내 치열한 전문가 토론과 논쟁과정을 거쳐 국민적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교육을 혁명적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97년 대선 때는 45회, 2002년에는 85회의 후보자간 매체토론이 진행됐다"고 소개하고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싸움을 해도 체급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한 뒤 "(토론을 피하면서) 유일하게 내세우는 게 지지율일 텐데 지지율 믿었다가 나중에 망신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토론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또 지난 19일 중앙선관위가 주관한 정책선거실천협약식에 이 후보가 불참한 것을 거론한 뒤 "결혼식에 신부가 대리인을 내보내면 그 결혼이 무효인 것처럼 정책검증 선거를 하겠다는 자리에 대리인이 나와 약속한 것은 무효"라며 "이 후보는 불성실과 오만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후보는 당내 상황에 대해 "손학규 이해찬 후보가 대승적 결단을 하고 당의 원로들이 울타리가 되면서 당은 급속히 안정되고 통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뒤 "선대위 구성을 국정감사 이후로 할 생각이었으나 가능한 한 앞당길 생각"이라며"당과 선대위가 따로 갈 이유도, 여유도 없다"며 '일원성 선대위' 구상을 밝혔다.

정 후보는 가급적 이날 중 공식 선대위 출범에 앞서 실무적 역할을 담당할 대선기획단 인선을 마무리하고 22일 중 공식발표할 계획이다. 대선기획단에는 경선기간 다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을 포함해 8명 가량의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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