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후보, 종교계 껴안기 시도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와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의원, 오충일 대표가 22일 오후 신당 당사에서 5인 회동을 갖고 서로 손을 맞잡아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22일 경선 이후 현안이던 당내 통합문제를 일단락짓고 대선주자로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대외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날 저녁 당산동 당사에서 오충일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김근태 상임고문과 회동, 4인 선대위원장 체제를 꾸림으로써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반복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유일 대항마로서 대외일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

정 후보는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행복한 가족 ▲넓고 많은 기회 ▲차별없는 성장 ▲약자.소수자 통합 ▲한반도 평화 등 5대 가치를 중심으로 이 후보와의 차이점을 대비시키는 행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정 후보는 우선 '국민통합'과 '지역통합'을 이번주 모토로 설정하고 영호남을 방문하고 각계각층의 인사와 접촉하면서 특유의 '몽골기병' 행보로 민심을 파고드는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종교계 껴안기를 시도했다. 오전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면담한 뒤 오후에는 정진석 추기경을 만나기 위해 명동성당을 찾았다.

정 후보는 지관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사회가 황폐화되는 것을 좁히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말하면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비판적 언사들을 쏟아냈다.

그는 "국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좀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게 국민의 욕구"라며"세계화가 진행되고 지식경제가 진행되면서 많이 배운 사람, 땅과 토지를 많이 가진사람이 기회를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닫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 놔두면 가진 20%는 더 기회를 갖지만 갖지 못하는 80%가 버려지는 상황이 되는데, 국민의 변화요구를 받들어 좋은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며 "부처님은 차별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관 스님은 "인내천이기 때문에 사람 뜻이 합해지면 안되는 일이 없다"며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게) 변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한 뒤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자석팔찌'를 선물로 건넸다.

정 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깨우침을 주신 것"이라며 "현재 지지율이 답보상태지만 변할 수 있으니까 노력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국민통합의 일환으로 23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대한상의를 방문해 경제계 인사들과의 접촉에 나서고, 주중 부산과 광주를 각각 방문해 영호남 지역구도 타파를 전면에 내세우는 지역통합의 작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낮 신당의 경선과정에서 휴대전화투표 선거인단 모집을 위한 '엄지클럽' 자원봉사자 1호로 활동했던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만나 대선승리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정 후보는 "강 전 장관이 엄지클럽 활동을 하면서 경선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며 "내친 김에 12월까지 같이 가자. 참여해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에 "정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극복해왔는데 시련과 고난을 겪은 사람만이 큰 정치를 보여줄 수 있다"며 "정치를 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 최선일지 생각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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