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첫 필승결의대회..'파격 진행'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22일 "상대후보에게 설사 잘못된 일이 있더라도 올 대선에서는 국민이 심판하도록 하고 저는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시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지역 필승결의대회 '국민성공대장정'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가 함께 비방하고 음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말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고 싶다. 거창한 구호를 부르짖고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거는 정치는 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 대선후보들이 일제히 자신을 겨냥,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연루' '도곡동땅 차명보유'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검증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겠募?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다음달 중순까지 전국을 돌며 개최할 필승결의대회의 첫 행사지인 광주에 대한 애정을 거듭 강조하며 '호남 공들이기'에 주력했다.

그는 "호남(유권자들)이 투표할 때는 달라진다고들 하는데 이는 과거의 잣대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시대에 앞서 민주화를 이뤄낸 호남인들은 사회통합에도 가장 앞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남인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에는 동편에서 지지받은 대통령과 서편에서 지지받은 대통령들이어서 말은 국민통합이었지만 정치구호에 불과했다"면서 "다가올 대선에서는 호남의 상공을 덮고 있는 정치논리가 걷히고 경제논리가 덮여서 밝은 태양이 호남이비춰지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지역공약과 관련,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겠지만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고속전철은 임기중에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재섭 대표도 "이번 선거는 호남민의 호남민에 의한 호남민을 위한 제2의선거혁명이 될 것"이라며 "이미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낸 호남민들이 경제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뤄낼 이명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도 지난 10일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선보였던 '이명박식 탈(脫)여의도 실험'을 계속했다.

직접 마이크를 들고 연단에 올라선 그는 "국민성공시대의 표본이 되는 주인공들이 이 지역에 있다"면서 유기농 농장대표 강용씨, 새마을 부녀회장 김영자씨, 영호남 부부이자 유선방송사 대표인 이영팔씨 부부, 소년가장 박세진군 등을 소개한 뒤 이들 사이에 앉아 '토크쇼'를 진행하듯 가벼운 질문과 응답을 주고 받았다.

특히 축구선수가 희망이라는 박세진군의 사연이 소개되자 박군에게 다가가 포옹한 뒤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느냐. 바로 이런 분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당초 그의 연설문은 8분 분량으로 언론에 미리 배포됐으나 이와는 다른 내용으로 30분 이상 진행되는 등 이날 행사는 '파격의 연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는 호남지역 선거대책과 관련, "지역별로 세밀한 분석과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들이 호남지역에 1인 1지역을 담당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광주시내 한 호텔에서 지역상공인들과 간담회를가진 자리에서 "선거 막판에 가서 어떤 사람이 눈 작은 애를 데리고 와서 이명박 애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눈 작다고 닯았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범여권의 막판 네거티브 공격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 후보는 특히 당내 경선기간 자신의 출생의혹설로 인해 검찰로부터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던 것을 회고하며 "당시 누님이 서울까지 올라와 검찰에서 진술서를 썼다"면서 "2002년 방식대로 선거를 해보려는 분위기가 있으나 국민 의식이 훨씬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 안도를 조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범여권이 이번 대선을 '평화 대 반(反)평화 구도'로 몰고갈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전쟁 세력, 반통일 세력이고 어디는 평화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극히 이분법적 논리"라며 "전쟁을 해선 안 된다. 그래서 남북문제에 있어 누구도 평화, 반평화를 억지로 가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겨냥, "지도자가 경제마인드는 없고 오로지 정치에만 관심이 있어서 하루에 발언하는 숫자의 대부분은 정치적 발언"이라면서 "그러니까 경제는 결국 뒤로, 차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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