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전기가 없으면 어떤 생활을 할까? 어렸을 때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당연하게 생각했고, 지금 전기가 없다면 모든 생활이 마비상태일 것이다. 실제 지난 해 9월 갑자기 정전이 되어 병원, 양어장, 공장 등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악몽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5월부터 예비전력이 350~500만KW에 불과한 전력 위기상황이 지속된다고 한다. 지난 6월7일에는 지난해 9월 정전 때를 제외하고 역대 최저 예비전력인 316KW(4.9%)를 기록되어 비상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순환단전까지 할 상황이었다 한다.여름을 대비해 발전소 예방 정비와 원전 안전 기준 강화로 일부 발전소가 가동 중지된 탓도 있지만 무더위로 수요가 날로 증가하기 때문이라 한다.

지난 6월 21일 아주 뜻 깊은 훈련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사상 처음 실시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은 많은 교훈과 수확이 있었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당일은 물론이고 사전 준비 및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체감한다.

학교에서도 미리미리 '정전대비 전력위기 대응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정통신문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하였다. 꼭 필요한 전기를 제외하고 조명등 끄기, 냉방기 사용 중지, 재난 상황 파악을 위한 TV나 라디오를 제외한 가전기기의 사용을 중지하도록 홍보하였다.

당일에는 준비-관심-주의 단계에서는 에너지 절약 및 절전관련 계기교육을 하고, 경계- 심각- 해제에 따라 단계별 대응훈련을 치밀하게 하니,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훈련이 아닌 실제 상황인 듯 진지하게 훈련에 참가했다.

이튿날 보도를 보니 훈련을 통해 전력수요가 548만KW나 줄였으며, 이는 웬만한 화력발전소 10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이라고 한다. 예비전력이 500만KW 이상이면 안정권이라는데 온 국민이 절전해 항상 안정적인 예비전력을 확보하여야 하겠다. 우리 국민은 단결과 합심만 되면 얼마든지 난관을 극복하는 저력을 IMF 때도 보여 주지 않았던가.이 훈련을 하면서 이것이 바로 '국민발전소'라는 생각을 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지식경제부도 '국민발전소 건설'을 선포하고 절전을 통해 100만kw의 국민발전소를 짓는다는 목표로 '아싸, 가자'란 구호로 절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발전소는 절전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의미로, 국민 스스로 만들어낸 발전소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싸, 가자(Yes, Let's go)'는 아끼자 '25시'(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2∼5시), 싸(사)랑한다. '26도'(냉방온도는 건강온도인 26도 이상), 가볍다 '휘들옷'(간편복장 입어 체감온도 내리기), 자∼뽑자. '플러그'(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뽑아 대기전력 줄이기)이다.

그 날 훈련을 바탕삼아 절전을 생활화하도록 지도를 충실히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잘 실천되면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올해는 심각한 가뭄과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전력 수요가 급증해서 더욱 절실하다. '가뭄에 단비'라는 말처럼 비 피해와 해코지 없는 거방진 비가 하루속히 내리기를 바란다. 온 국민이 절전을 실천해 국민발전소가 언제까지나 훌륭하게 가동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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