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20-50 클럽' 이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천만 명을 모두 넘긴 것을 의미한다. 먼저 가입한 나라들은 벌써 예외 없이 30-50 클럽 진입에도 성공하였다. 그러나 통계청에서는 이것도 한시적인 것으로 추측하며우리나라가 2045년부터는 인구가 지금의 낮은 출산율 때문에 다시 4천만 명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50 클럽 국가가 꼭 선진국 진입이라는 이야기는 논리에 맞지 않지만 이왕이면 외형적으로 볼륨을 키워 국가성장동력의 잠재력과 모멘텀을 강하게 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국가의 자원을 이야기할 때 기본적인 것으로 천연자원과 이에 못지않게 인적자원을 거론한다. 국토의 면적과 인구의 수가 강대국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인구가 많고 적고를 떠나 미래 사회에서는 '질적인 면에서 인적자원을 얼마나 잘 교육시키고 있느냐?'라는 교육의 힘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와서는 우리나라는 한류라는 키워드를 통해 인적자원의 가치를 부가적으로 창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K-Pop과 같은 한류는 문화 강국으로 꼽히는 유럽의 여러 나라의 전통문화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세기에서의 교육이론의 흐름을 살펴보면 행동주의에서 출발하여 인지주의, 그리고 구성주의로 트렌드를 이동하였고, 그에 따라 활발하게 학교현장에 잘 적응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교육이론의 흐름은 계속하여 IT(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 인본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 결합한 신자유주의에 의해 개인위주의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강하게 겪으면서 아날로그적인 전통의 교육 패러다임에 디지털을 과감히 접목시켜 '융합'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선두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의 교사위주의 전통적인 수업방식에서 얼마 전부터 학생 위주의 수요자 중심 수업방식으로 변화하였고, 지금은 고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쌍방향 통신, 실시간 피드백 등의 상호작용이 수월한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디지털 도구가 접목된 스마트 교수학습 방식과 융합교육 방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한 교수 방법이 시도되고 있고, 그 결과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인적자원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배출되고 있다.

올해 경주에서 열렸던 제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에 참석한 앤서니 밀러(Anthony Miller) 미국 교육 차관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융합교육의 중요성에 깊은 인상을 받고 미래교육의 핵심 역량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그는 먼저 정보의 응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 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 사회에서 어떻게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응용 어떻게 재구조화 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미래교육의 핵심 역량이라고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의 학생과 교사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며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반영한 다양성과 스스로 참여하는 능력, 학생들이 동료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주변 대상과 환경을 존경할 수 있는 인격형성도 강조될 것으로 예견하였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뿐 아니라 미국 교육부 장관도 한국교육을 롤모델로 언급하며 연일 부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으로 입시교육에서 파생된 교육열과, 다른 20-50 클럽 국가 보다 높은 대학 진학률 등이 비록 현시점에서는 단점으로 인식되지만, IT강국으로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교육현장에 촉매 역할로 활용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분명히 융합교육의 롤모델로 삼기에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판단된다. 비록 우리 교육의 실상은 외부에서 보는 관점과 다소 시각차가 있고 조금 견해가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이렇게 우리 교육을 롤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미국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교육을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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