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단란주점 비용만 780여만원, "모텔 2차 없었다"

"의원들은 이곳에서 마셨다"= 지난 22일 국회 과기정통위 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인배 위원장과 김태환, 류근찬 의원 등이 피감기관장들과 술을 마셨다고 알려진 대전 유성의 a단란주점 건물 모습.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을 포함한 국정감사단 일행이 피감기관들로부터 한정식집과 술집 등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대덕연구개발특구내 기관들에 따르면 국회 과기정통위(위원장 임인배) 소속 국회의원을 포함한 이들 일행은 지난 22일 대전에서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초기술연구회, 생명공학연, 천문연, 한의학연, 국가핵융합연구소, 과학기술연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마친 뒤 유성의 한정식집 등에서 피감기관으로부터 700여만 원어치의 식사와 술을 제공받았다.

이 자리에는 임 위원장을 비롯, 김태환.류근찬 의원 등 6∼7명의 의원과 7개 피감기관 기관장, 의원을 수행했던 보좌관, 국회 입법조사관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한정식집과 인근 고깃집 등 음식점 두곳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일부는 폭탄주를 마셨으며 두곳에서 400여만원과 300여 만원 등 모두 700여만원의 비용이 나왔다.

이 비용은 모두 피감기관들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당시 나온 밥값과 술값 등은 여러 피감기관이 나눠서 지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국감 때 운임 및 식비.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국회에서 제공받게 돼 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의원 가운데 임 위원장과 김태환.류근찬의원 등 3명은 인근 단란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2차로 술을 마셨으며 이 자리에 일부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찾아와 이들이 먹은 술값을 지불했다.

단란주점에는 의원 3명과 이날 국감을 받은 7개 기관 가운데 2곳을 제외한 5개 기관의 기관장이 함께 있었으며 30여분간 같이 자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란주점 주인 j(36)씨는 "당시 의원 등 7-8명이 와 윈저 3병과 맥주 10병 남짓을 마셨다"며 "술을 마시던 중 2명이 먼저 나갔고 술값으로 68만원이 나왔는데 23일 카드로 결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담이 `아가씨를 불러줄까'라고 물었는데 `많이 마실 것도 아니고 간단히 술 먹는 분위기이니 필요없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이들 중에 나중에 아가씨와 모텔로 간 사람은 없었으며 성매매를 했다면 불법인데 내가 어떻게 얘기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피감기관 예산 책임자인 생명공학연구원 노영희 기획부장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술값이 80여만원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며 "2차 단란주점 일정은 당초 예정에 없었으며 나는 다른 일을 보다 연락을 받고 오후 10시께 이 곳을 찾아갔는데 의원 2명이 밖으로 나와 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있어 함께 있던 다른 일행과 함께 배웅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의원들은 이 승용차를 타고 숙소인 인근 l호텔로 갔다고 주장했고 함께 있던 일부 기관장들은 다시 주점으로 들어가 남은 술을 30여분간 마신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주점 인근 유흥주점에서 일부 의원 수행원들도 2차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으나 술값 등을 누가 계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위는 이날 국감을 마친 뒤 상당수 국회의원과 보좌관, 국회 입법조사관 등이 다음 날인 23일 산업기술연구회 등 다른 6개 기관의 국감을 위해 대전 l호텔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국회 과기정통위 임 위원장은 "국감이 끝나면 관례적으로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밥을 먹으러 간다. 그날도 여야의원 6-7명과 피감기관 사람들이 한정식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며 "식사를 마친 뒤 김태환.류근찬 의원과 인근에 있는 술집에 갔고, 조금 있다가 피감기관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류 의원이 기분나쁘다고 먼저 밖으로 나갔고 곧 나와 김 의원도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모텔 2차니 하는 것은 절대 없고 술값을 김 의원이 카드로 내려는데 피감기관에서 '큰 돈도 아닌데 우리가 내겠다'고 해서 그쪽에서 계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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