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정창준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전공 교수

정 창 준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 전공교수

우리 모든 사람들은 각자를 지칭하는 고유의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이름은 태어난 본인이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부모님들이 소중한 의미들을 가진 이름을 지어주신다. 날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들도 상품을 제작한 기업들에 의해 그들의 염원이 담긴 이름들을 갖는다. 사람이 태어나고 일생을 살아가듯, 수많은 상품들이 날마다 태어나고 일생을 살듯이 무수한 상품들이 날마다 태어나고 일생을 살다가 사라진다. 그 중에는 용케 살아 남아서 꽤 오랜 수명을 누리는 상품들도 있다. 인간의 경우도 비록 몸은 죽지만, 이름이 오래도록 살아남아 사랑을 받거나 또는 살아남더라도 좋지 않은 기억으로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사람과 상품을 이름이라는 속성으로 생각하면 몇 가지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상품 브랜드와 인간 브랜드의 닮은 꼴은 이들이 태어나서 살아 있는 동안 각각의 이름으로, 기억되고 값어치를 가지며 일생을 영위한다는 것이고, 다른 점이라면 상품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부가하며 사는 것이 아니고,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갖추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상품의 경우, 기업의 여건에 따라, 브랜드화 하기 위한 작업이 매우 정교하고, 때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도 한다. 브랜드의 핵심요소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 상품을 알고 있는가하는 인지도와 그 상품과 관련되거나 관련되지 않은 것들을 모두 포함하는 연상 또는 이미지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상품과 관련된 것으로는 그 으뜸으로 핵심속성과 품질과 관련된 것이며, 간접적으로 관련된 연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한 요소로 구성된다. 어떤 브랜드가 불려지면, 사람들은 각자 그 이름과 관련되어 축적된 연상들을 떠올린다. 상품브랜드는 이러한 인지도와 연상의 총합을 수식화하여 계산한 값으로 하나의 자산적 가치로 다루어진다.

우리 인간세계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이름값을 높이려 노력한다. 이름값의 핵심요소로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양과 질에서의 강도를 높이려 하게 되는데, 삶의 경쟁이 치열한 요즈음의 인간세상에서 이름가치의 비중이 상품 됨됨이인 속성, 품질을 으뜸으로 삼던 것이 부차적 속성인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인지도 또는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풍토 즉, 순서를 거꾸로 거스리려는 풍토를 볼 수 있다. 이미지란 것도 2차적인 것으로써 근본인 품질이 우선 되지 않으면 안되는데, 브랜드의 부수적인 2차적 요소를 우선 추구한 나머지 본질과의 엄청난 차이에서, 매우 당혹한 경험을 해본 일이 가끔 일어나는 것이다.

겉모습에서 잘못 판단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일은 매우 우려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미지 그 자체를 즐기며 먹고사는 이미지 시대라지만, 본질이 무시된 채 결정되고 마무리되는 일는 없는지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볼일이다. 현자를 찾기 위해 대낮에 촛불을 켜고 나녔다는 고대그리스 노철학자의 행위가 새삼 새롭게 다가오며, 스스로 자문해 본다. 나는 이미지가 아니라, 내 이름의 소중한 본질의미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내 이름값을 제대로 하려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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