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 미곡처리장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쌀 브랜드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현재 전국적으로 1800여개에 달하고 있다. 충북은 전국 7위인 122개, 충남은 2위인 324개에 달하고 있다.쌀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앞으로 경쟁력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이런 쌀 브랜드를 생산하는 곳이 대부분 미곡종합처리장(rpc)이다. 미곡처리장 난립이 쌀 브랜드 홍수로 이어졌다. 정부와 자치단체,농협은 효율화를 위해 각종 시설지원을 통해 미곡처리장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미곡종합처리장 실상과 향후 방향 등을 집중 조명 한다 < 편집자>



1. 실태

-글 싣는 순서-

1.실태
2. 통·폐합의 필요성
3.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 첨병
4.민간 rpc 통합은
5.모범 통합 rpc 탑방

미곡종합처리장은 농민들로 부터 산물 벼 등을 사들여 보관,도정해서 판매하는 곳이다. 사실상 쌀 브랜드의 산실이다. 그러나 각 기초자치단체마다 미곡처리장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쌀 브랜드의 무한 경쟁 등 주변 여건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10여년전 미곡처리장을 설치할때 각 회원 농협은 정부 자금을 받아 너도나도 시설을 유치했다. 당시 공장 설립을 위해 정치권 로비를 시도하기도 했다. 시설 자금의 절반 이상을 국비에서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당수 미곡종합처리장이 골치덩이로 전락했다. 한마디로 돈벌이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너도나도 설치해 놓고 봤으나 지금은 돈 먹는 하마 지경이다.여기에 시설이 상당수 노후화 되고 일감이 적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놀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경영의 어려움은 농협에서 운영중인 공장은 더욱 심하다. 본질적으로 조합원들로 부터 사들인 산물벼를 가공처리하는데 가동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직원 4~5명의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경제성은 극히 떨어진다.

특히 선출직인 회원농협 조합장들은 벼를 사들일때 경제성 만을 따질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경제적 논리만을 주장하며 조합원들의 적정가격 구입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것이다. 이 때문에 도정 ,가공해서 판매했을때 수익성은 멀어진다. 적자는 뻔한 결과이다. 이로 인해 rpc공장의 수익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신용 등 다른 사업을 통해 적자를 메꾸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이런 여력이 있는 회원농협은 다행이나 그렇지 못한 곳은 속으로 곪는다.

농협 충북본부는 올해들어 회원 농협 소유 15개 rpc공장의 경우 평균 가동율은 64%이며 이중 6곳이 적자, 9곳은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rpc공장을 지금때로 방치할 경우 쌀 브랜드 제고는 암울하고 다수의 미곡처리장이 공멸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통·폐합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3년전 부터 농림부가 시설자금(20억원) 중 정책적으로 50%를 지원하는 등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으나 서로 이해관계 때문에 지지부진하다. 전체 그림에서는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면서 각론에 가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충북에는 현재 가공 및 저장시설을 갖춘 미곡종합처리장이 농협 소유 15개, 민간 11개 등 모두 26개이며 저장시설인 dsc가 3개 있다. 이중 청주시는 2개, 충주는 3개, 제천시 1개, 청원군 6개(농협 4개, 개인 2개),보은군 3개, 옥천군 2개, 영동군 2개, 증평군 1개,진천군 2개, 괴산군 2개, 음성군 4개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진천이 지난 2005년 3개 농협 관련 rpc공장이 통·폐합을 이뤄 현재 운영중에 있고 올해는 음성군과 청원군이 통·폐합을 위한 작업이 진행중에 있다.

/이재기기자 @cc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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