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이 부글부글끓고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의 강경 발언 때문. 이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표의 산행 등을 거론하며 "경선이 언제 끝났는데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박 전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고 받고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핵심 측근이 30일 전했다.

이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이 최고위원의 발언에 격에 안맞게 대꾸할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면서 "사실상 박 전 대표를 직접 걸고 넘어진 것 아니냐. 말로는 박 전 대표를 껴안아야 한다고 하면서,저쪽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 역시 "박 전 대표가 거의 폭발 직전까지 가 있다. 굉장히 화가 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승민, 최경환, 이혜훈, 엄호성 등 경선 기간 박 전 대표측 캠프에서 일했던 몇몇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 최고위원 발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선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집단행동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특히 박 전 대표 주변에서는 이번 일을 빌미로 당직 인선 등 경선 이후 곳곳에서 불거진 이 후보측의 '무늬만 화합' 행보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터뜨렸으며 이 최고위원에 대해선 사퇴 등을 사실상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유승민 의원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백의종군을 약속했는 데 승자는 진정한 화합을 위해지난 두달간 무엇을 했느냐"며 "오만, 배척, 독설이 과연 승자가 할 일이고 소위 2인자라는 분이 패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언행을 일삼는 것이 당 화합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최고위원과 같은 분열주의자, 반민주적 독선가야말로 당 화합의 최대 걸림돌이며 정권교체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는 점을 본인 스스로 뼈저리게 자각해야 할 것"이라며 "그 분 마음 속에는 공사구분은 커녕 대선후 당권을 장악하려는 개인적 야심밖에 없는 것 같다. 자신이 대선후보가 된 것처럼 호가호위하는 오만한 언행부터 사라져야 화합의 싹이 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반성하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당 화합과 정권교체의 대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당을 걱정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합쳐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께 요구한다. 이 최고위원에 대해 후보가 직접 나서 엄중한 가시적 조치를 취하는 것만이 당 화합의 첫걸음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화합의 진정성이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최근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과 박 전 대표측을 연결시키는 이 후보측 일각의 시각에도 불만을 표시하며 "이 전 총재 출마를 박측에서 부추기는 것 같이 근거없이 음해하는 것은 화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를 분파주의자 비슷하게 모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말로만 화합해야 한다면서 모든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고 누명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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