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최종 승인… 14일쯤 귀국할 듯

대선을 불과 49일 남겨 놓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법무부는 31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돼 있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인 투자자문사 bbk 대표 김경준씨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한국으로 신병을 인도하라는 명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국제형사과는 이 같은 결정이 30일 내려진 사실을 주미한국대사관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면서 송환 날짜는 향후 2주 전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국 측과 호송 관련 실무 협의를 거쳐 la 공항에서 김씨의 신병을 인도받은 뒤 국내에 도착하는 대로 범죄인 인도 청구때 발부받았던 체포영장을 집행해 구속수사할 방침이다.

그의 혐의는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여권·법인설립인가서 위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자금 384억원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38개 증권계좌를 이용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식 시세조종) 등이다.

'대선정국 태풍의 눈'으로 지목돼온 김씨의 송환일시가 당초 예상(내달 27,28일께)보다 빠른 14일께 로 결정되면서 선거를 한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그의 귀국과검찰 수사의 향배가 연말 대선의 중대 변수로 부상할 조짐이다.

특히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 등을 들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검증 논란의 핵심인물인 김씨에 대한 송환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서빙고동 자택에서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중인 이 전 총재의 최종 결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명박 후보는 김씨의 송환 결정 사실을 접하고 박형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김경준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촉구해 왔다. 대한민국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할 것으로 안다"면서 "만약 부당한 정치공작이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씨는 이미 미국으로 도주하기 전 이 후보와 이번 (주가조작) 사건이 관계없다고 말했었다"면서 "그의 귀국은이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김씨 송환과 관련된 최근의 불필요한 논란이 종결돼서 다행"이라며 다만 "검찰이 지난 2002년 대선에서와 같이 부당하게 선거에 개입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천 대변인은 "대선구도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며 "주가조작 범죄의 진실은 이미 충분히 드러나 있으며 이 후보만이 거짓말을 하고있다. 이 후보가 그토록 자랑했던 경영자로서의 능력은 허구임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김현미 대변인도 논평에서 "국감을 통해 금감원과 검찰이 이 후보와 김씨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한치의 의혹도 남김 없이 철저히 조사, 소액주주 5천200여명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이 후보는이제라도 사건의 전모를 자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측 핵심 의원은 이 후보 연루 의혹이 확인될 경우 지지자 중 36%가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변한 최근 여론조사 내용을 거론, "기존 대선판은 전면적으로 무력화될 것"이라면서 "김씨의 귀국으로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민노당,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측도 일제히 "당연하고 다행스런 결정"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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