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을 기치로 정신개혁을 동반한 운동으로 출발했다.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풍족함도 중요하지만 정신 개혁이 필수라는 생각이 반영됐다. 이른 아침 새마을 노래가 울려퍼지면 빗자루를 들고 나와 마을 주변을 청소했고, 마을별 계획을 세워 안길 넓히기와 퇴비 증산, 초가지붕 개량, 식량증산 등에 머리를 맞댔다. 이러한 결과로달라진 마을환경을 보고 주민들은 더욱 힘을 냈고, 정부도 새마을운동 우수마을에 대해서는 밀가루, 리어커, 시멘트, 각종 공구 등을 제공하며 독려했다. 정부는 우수마을에 선별적으로 인센티브를 줘 마을간 경쟁 의식을 북돋웠고 새마을운동이 전국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새마을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근면을 바탕으로 협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자조운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보은군이 읍 주민들이 축산 냄새로 시달리자 새벽에 정상혁 군수까지 출동해 지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시중에는 축사 냄새를 없앨 수 있는 각종 제품이 있지만 농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냄새 제거제를 사용할 경우 생산 원가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이익 감소를 가져온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결국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보조금을 지급해야 사용한다는 결론이다. 그동안 축사냄새로 고통받는 주민들은 생각하지 않는 참으로 이기적인 발상이다. 여기에 그동안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며 생생내기용 정책을 쏟아냈던 정부나 지자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은읍 주민들이 축사 냄새로 그 뜨거웠던 한 여름밤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제2의 정신개혁 운동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주현주 보은 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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