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솔직한 마음을 밝히라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정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느냐'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질문에 대해 "뭐, 솔직히 답변해도 된다면 그렇다"고 말한 것.

그는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 외에 지지할 생각이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같은 취지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그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속마음을 물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그 말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당선 안되길 바란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 "네. 지금 답변이 적절하지 않을지 모르지만요..."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정 후보가 정부의 이라크 파병연장 방침을 반대하면서 '용병론'이라는 표현을 쓴데 대해 "그 분의 인식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용병론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쨌든 의원들을 여러모로 설득해서 반드시 연장안이 가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탈당과 관련, '쫓겨났다'고 말한 노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며 "출당 당할 만큼의 심각한 하자는 없었다고 본다"고 답변한 뒤 '노 대통령이 정 후보의 차별화 전략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 "그 부분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하신 바 있다"고 했다.

그는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경준씨 귀국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 등과 관련, 청와대 음모기획설이 제기된데 대해서는 "음모니 공작이니 하는 소리 좀 그만하라. 지겹지도 않느냐"면서 "청와대가 공작을 하는 것이라면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도 정치공작을 하는 것이냐"고 일축했다.

그는 "연임제의 경우 대통령이 차기 선수(대선주자)로 출마하기도 하지만 선거를 엄중하게 관리하는 것은 별개"라며 "참여정부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대선 관리 의지를 의심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단 한번도 관권 선거를 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선거관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후보에 대한 청와대의 비판이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중립적으로 관리한다는 것과 참여정부 정책이 공격받을 때 우리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이 후보측의) 부정적 평가에 근거해 공략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레임덕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 수행을 하고 있다는 데는 다 공감이 있다고 본다"며 "참여정부가 여러모로 비판을 받았지만 본질적인 정책 면에서는 실패한 바가 없고 성공을 거뒀다. 단기적 경기분양을 하는 대신 꾸준히 정책을밀고 왔기 때문에 갈수록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편 문 실장은 '변양균-신정아' 사건과 관련, '권력형 비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실이라면 그렇게 볼 수 있다"며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청와대 비서실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통감한다"고 사과했으나 권양숙 여사 배후설 등에 대해선 "배후 주장은 터무니 없는 말씀으로 삼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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