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취업전략 수업시간에 장래 진로 목표를 말해보라고 했다.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경찰공무원 시험을 거쳐 경찰이 되겠다고 했고 유아특수교육학과나 중등특수교육학과 학생들은 임용고시를 통해 일반학교나 특수학교 교사가 되겠다고 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직종의 공무원이 되거나 공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했다. 미리 발표를 하라고 공지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숙고한 진지한 내용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다만 1분 스피치 정도의 짧은 시간에 자신의 목표를 말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출석부 순서대로 한 사람씩 발표를 하였다.

더러는 마지못해 일어나 책 읽듯이 자기 이름을 대고 우물쭈물 주저앉는 학생도 있고 야무지게 조목조목 자신이 갈 길에 대해 발표를 하는 학생도 있다. 주변 학생들의 반응을 보았다.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런 태도로 친구의 말을 들어주는 학생이 별로 없다. 꿈을 얘기 할 때에 함께 고개 끄덕여주고, 엄지손가락이라도 세워주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긍정적인 지원을 보내는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그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꿈을 얘기하면서도 남의 얘기 하듯 무덤덤하게, 숙제 해 치우듯 얘기를 하거나 구체적인 목표 없이 틀에 박힌 길만 얘기하는 학생을 보며 많은 생각이 겹쳤다.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중 하나가 강연 100도씨 이다. 대부분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감온도가 높아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어떤 공식이 있는 듯 했다. 그들은 삶의 어느 한 시점에서 사건을 만난다. 꿈도 없고, 목표도 없이 방황하던 그들에게도 어떤 한 순간에 오기가 발동되는 사건이 생기는 것이다. 그 찰나를 어떻게 포착하고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서 인생 역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자신의 꿈을 '대통령'이라고 적어 냈다가 선생님에게 벌을 받았다는 '대학생 김치공장 사장 노광철'의 강연을 학생들과 함께 보았다. 자신도 그게 반항 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이 벌을 받을 만큼 황당하다고 생각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고 한다. 그가 표현한 생각, 가치, 태도, 자신에 대한 신념과 타인에 대한 신념, 세상에 대한 신념 등의 단어를 통해 '생애 진로주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노광철씨는 자신의 꿈이 지지 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학교의 문제아, 꼴찌였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의 꿈에 진정성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발끈하여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성공을 이루어가고 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픽픽 웃거나 자신 없는 말투로 고개를 숙이고 말을 한다면 그 꿈을 누가 지지해 줄 것인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꿈을 인정해주고 응원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 행동을 통해 누군가의 믿음을 사는 것은 꿈을 꾸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자신이 목표라고 말하고, 꿈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은 이루어질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다만 그 가능성을 스스로가 얼마나 믿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자신의 꿈에 대해 진솔하게 들어주고 응원해줄 사람을 만나 꿈을 말해보자.

그게 자신이라면 더욱 좋다.



/유인순 한국문인협회 천안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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