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예산과 관련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기용 교육감이 이시종 지사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5일 간부회의에서 무상급식 해결을 위해 지사와 만나겠다고 말한뒤 오후 늦게 비서실을 통해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도지사가 당연히 혼쾌히 수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도는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내부 논의를 통해 부단체장 회동을 역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교육청은 부단체장 회동을 거부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이제는 갈데까지 간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감의 회동 제안은 매우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무상급식 예산을 두고 양 기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 수장이 만나 담판을 해야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 교육감은 전면 무상급식 예산의 50대50 분담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무기계약직 처우개선에 따른 인상분과 급식운영비 인상분도 각각 50%씩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도는 무기계약직 처우개선 수당과 급식운영비 인상분은 부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불거진 도와 교육청의 대립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양상이었다. 그래서 도민들도 어떤 방법이든 양자간 합의로 이를 해결하기를 바랬다. 이런 가운데 교육감의 회동 제안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었으며 곧 지사와 교육감이 만나 담판으로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도가 부단체장 회동을 제안 하므로 일이 더욱 꼬이게 됐다.

과정을 되돌아 보면 두 기관간 대화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로 만나 진지하게 대화 한다면 안풀릴 일이 없다. 그런데 형식과 체면 등을 내세워 직접 만나 대화하지 않고 각자 언론 플레이만 해왔다.

충북도와 충북적십자사와의 갈등도 그렇다. 물론 적십자사 회장 선출에 있어 지사 추천 관례를 무시한 것은 매우 불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해가 다가는데 갈등을 풀지 못하고 간다는 것은 도민들의 입장에서 이해가 안된다. 이는 도지사가 마음을 열고 포용해야 한다.

교육감이 회동을 제안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부단체장 회동을 제안한 것도 잘못이다. 원활한 협의를 위해 사전에 부단체장끼리 만나 논의 하고 차후에 수장 간 만남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교육감이 어렵게 회동을 제안했는데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절차를 밟아 회동하자는 것은 너무 따지는 태도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0년에도 지사와 교육감이 만나 합의하여 무상급식을 시작한만큼 이번 문제도 지사와 교육감이 직접 만나 협의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부단체장이 만나 협의해봐야 서로의 입장만 내세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기용 교육감은 "지사를 만나면 전면 무상급식이든 일부 학부모 부담이든 빠른 시일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전 조율이 아니라 수장끼리 만나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정치 문제가 아니다. 지사는 교육감의 대화 제의에 무조건 응해야 한다. 그리고 두 수장이 만나 마음 터놓고 대화를 해야한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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