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은 정치적 파트너 정권교체 동반자"

▲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정권을 창출하고, 정권창출 이후에도 주요한 국정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및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가겠다 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난국 타개를 위한 사흘간의 장고 끝에 11일 내놓은 결론은 역시 '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였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정치적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정권교체의 동반자가 돼 줄 것을 당부했으며,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 대해선 '정통성 있는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사실상 출마 철회를 촉구했다.

범여권을 겨냥해서는 국정파탄 세력의 공작정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며 정권교체의 대장정을 계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최근 자신을 '위기'로 몰아넣은 당 내분사태, 이회창 후보 무소속 출마, 'bbk 의혹'을 비롯한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 등에 대한 해답을 모두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로 결론지은 셈.

이 후보는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제가 부족한 탓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몸을 낮춘 뒤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을 다시 꺼내들며 초심으로 돌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후보만 할 수 있다" = 이 후보를 오랜 고민에 빠지게 한 직접적인 계기는 한나라당 전 총재였던 이회창 후보의 '느닷없는' 무소속 출마였다.

범여권 후보들의 '부진' 속에 굳어지는 듯한 대세론이 흔들릴 조짐을 보인 것도,박 전 대표측과의 갈등이 재연된 것도 결국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대선지형이 급격히 요동쳤기 때문.

이 후보는 이들 두 전직 당수가 강조하는 '명분' '법과 원칙'을 거꾸로 꺼내들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 후보는 "저는 한국 정치사에 새 지평을 연 역사적 경선을 통해 뽑힌 후보라는 점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통성 있는 정당의 정통성 있는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의 순리"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사실상 경선불복으로 '명분'이 없음을 부각시키는 동시에유권자들에게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와의 차별성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이라는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 및 강재섭 대표와의 3자 정례회동, 권력분산 등 구체적 화해책도 내놨다.

그는 "저는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평가하고있다. 박 전 대표와 함께 정권을 창출하겠다"면서 "정권창출 이후에도 주요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겠다"고 말했다.

◇"거짓말은 지구를 한 바퀴 돈다" = 이 후보는 "지금 대선정국은 비정상적으로진행되고 있다"면서 "민생과 정책은 뒷전이고 정치를 위한 정치, 여의도식 정치가 발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범여권의 검증공세를 구시대적 '여의도식 정치''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더이상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특히 이번주로 예정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인물인 김경준 전 bbk 대표의 귀국을 염두에 둔 듯 이른바 'bbk 의혹'에 대한 해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후보는 "bbk 의혹과 관련해서 제게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라도그 책임을 질 것을 다시한번 분명히 밝혀둔다"면서 "하지만 정치공작을 통해 정권을탈취하려는 불순한 기도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특히 "옛말에 진실이 한뼘 가는데 거짓말은 지구를 한바퀴 돈다고 한다"면서 "여권이 한 범죄자의 입에 모든 것을 걸려고 하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후반 그가 주장하는 '이명박다움'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강조라도 하듯 '경제대통령론'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세종대왕의 '정치란 백성을 먹여 살리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금언을 언급하며 "경제가 곧 정치이고 정치가 곧 경제라는 말씀"이라며 "이것이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자 신념"이라고 말했다.

◇朴 협조가 정국돌파 열쇠 =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촉발된 '이명박 위기'는 이날 기자회견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며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한 가운데 결국 '공'은 박 전 대표에게 넘어간 형국이다.

핵심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 없다"며 사실상 화해를 거부한 박 전 대표측으로서도 이날 이 후보가 직접 내놓은 '제안'을 뿌리치기는 부담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이날 회견에서 "(박 전 대표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서 "이제 얼마남지 않은 선거기간에 뒤돌아볼 시간도 없고 옆을 볼 시간도 없다. 도와달라고 진정하게 부탁했다"고 말한 것은 박 전 대표의 빠른 결단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 핵심측근은 "내일 경북 구미에서 열릴 '국민성공 대장정 대구.경북 대회'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할 지 여부가 1차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 후보의 말처럼 대선일까지는 38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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