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이나 방송 등을 통해 멘토(mentor)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상담이나 얘기할 때 누구처럼 돼보겠다는 말을 가끔 한다. 우리는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아직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제자·후배 등의 실력과 잠재력을 키워주는 등 각종 도움을 주는 사람을 멘토, 그 도움을 받는 사람은 멘티(mentee)라고 한다.

멘토라는 단어는 BC 8세기경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Odysseus)에 등장하는 인물 '멘토'에서 비롯됐다. 당시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아들 텔레마쿠스를 자신의 친구인 멘토에게 맡기고 떠났다. 오디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10년 이상을 멘토는 왕자의 보호자·선생님·상담자로, 아버지 못지 않게 정성을 들여 훌륭한 인물로 키워 훗날 왕국을 잘 이끌 수 있게 해 놓았다. 그 후부터 멘토라는 단어는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 주는 리더를 의미하게 됐다. 옥스퍼드사전의 정의에서도 멘토는 '경험이 풍부하며 신뢰받는 상담자'라고 한다.

멘토는 상대보다 경륜이나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상대의 잠재력을 볼 줄 알며 그가 자신의 분야에서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과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현대에 들어 멘토의 조건도 예전과는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멘토로 성공할 수 있으려면 융합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단순히 한 쪽 면만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요즈음 교육에서 얘기하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 육성'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으로는 상대방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멘티들의 긍정적인 면과 잠재력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글로벌 인재로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지협적인 것에 머물지 말고 꿈을 펼쳐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포부를 불러 일으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멘토 하면서 정성을 쏟아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책임감까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멘토링은 1970년대 후반부터 북미지역 학자들로부터 꾸준히 연구돼 왔다.

특히 하버드대의 Roche 교수와 Leonard 교수에 의해 멘토링 성공 사례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활성됐고 예일대 Levinson 교수의 1979년 '남자의 생의 계절(The Season's of men's life)'이란 책에서 멘토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학문으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정치계, 학계, 체육계 등 우리 사회 많은 곳에 다양한 관계의 멘토와 멘티 관계가 정립돼 있다. Levinson 교수는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멘토를 갖지 못하는 것은 부모 없이 자라는 고아와 같이 불행하며 비극"이라며 멘토의 중요성을 재강조했다.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멘토링 체제일 것이다.



/이준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