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은 대부분 스승이 제자를 상대로 저질러진다. 특히 교사나 교수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성추행을 할 경우 제자가 제대로 방어를 못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초등학교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자주 발생하며 최근에는 대학에서 교수가 여제자를 성추행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청주 모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교수의 상습적 성추행을 참다 못한 여학생이 대학측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0% 학생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진술에 의하면 여학생의 허벅지를 만지거나 포옹을 하며 허리를 감싸기도 했다. 성추행에 견디다 못한 학생이 자퇴까지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제주지역에서도 여대생이 교수에게 성추행 당했다며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 여학생에 따르면 지난 1월 계절학기 수업 중에 교수가 연구실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연구실은 좁은 공간인데다 교수와 여대생 단둘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성추행을 당했을 경우 여학생이 제대로 방어를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제천의 모 고교 교사가 여학생 2명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교사는 자신의 집을 찾아 온 여고생 2명과 술을 마신후 이들이 잠들자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학생들은 "잠을 자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 보니 선생님이 성추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해 4월에는 전남에서 정년을 앞 둔 60대 중학교 교사가 장애인 부모를 둔 여제자를 성추행했다. 이 교사는 여학생의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불러 격려하면서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장애인 부모를 두어 의기소침한 학생을 격려하는 것은 잘한 일이지만 이를 기화로 성추행했다면 악질적인 교사가 아닐 수 없다.

여학생에게 성추행하는 교사 뿐 아니라 남학생을 성추행한 교사도 있었다. 인천의 모 초등학교 교사는 남학생의 바지를 강제로 벗겼다고 한다. 남학생이 겪었을 치욕감은 여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교사의 성추행 뿐 아니라 교장도 똑같은 성범죄를 저질러 구속되기도 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교내에서 여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모 초등학교 교장을 구속했다. 이 교장은 여학생을 교장실로 불러 성추행했는데 피해자가 무려 11명이나 됐다. 이 교장이 30여년간 교사로 재직하면서 얼마나 많은 여학생에게 몹쓸 짓을 했을까 미뤄 짐작하고도 남는다.

성추행을 막으라는 '배움터 지킴이'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도 있었다. 전남 진해 모 초등학교 배움터 지킴이 K모씨는 8세의 어린 여학생에게 용돈을 주면서 성추행을 일삼다 적발됐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학생부장 교사도 여학생을 성추행했다. 제주도의 모 중학교 학생부장 L모교사는 복장이 불량하다며 여학생을 학생부실로 불러 뒤에서 껴안는 등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이같은 행동은 어린 여학생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준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성추행 사건은 이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배 더 많을지도 모른다. 교내 성추행을 막기 위해 교육 당국이 더욱 관심과 감독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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