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학교에서 담임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중견교사들이 담임을 맡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경력이 짧은 교사, 새로 전근 오는 교사, 기간제 교사 등이 대신 맡는다고 한다. 특히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비율이 대폭 늘어난다고 한다. 지난 17일 교과부가 국회 교과위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0~2012년 교원담임 현황' 자료에 의하면 기간제 교원의 45.9%인 1만8344명이 담임을 맡았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간제 교사 54.9% 증가가 주 원인이며 담임을 맡을 교사가 부족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규 교사의 담임 기피 현상 때문에 신분이 불안한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비율이 매년 늘어난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교직 경험이 풍부한 중견교사가 담임을 기피한다면 문제는 더 크다. 학생지도의 어려움 때문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가 매년 증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담임 기피 현상이 나타난다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학급 담임을 맡으면 학교폭력 등 학생지도 책임과 담임으로서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가 과중한 것은 사실이다. 담임의 책임은 날로 커지고 권한은 줄어들며 학생지도 부담 때문에 귀찮아서 기피함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학급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부모가 상호작용으로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최소단위의 학교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학급에서 학습지도와 생활지도가 이뤄진다. 담임은 학급경영의 책임을 맡게 된다. 담임의 학급경영 목표와 원리, 방침과 열정에 따라 학급 면학 분위기는 물론 교육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교 담임은 교과지도까지 맡기 때문에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학교폭력 등으로 학생지도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담임을 교직 경험이 짧거나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에게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실 붕괴, 공교육 불신, 학생폭력 등의 원인과 근본 대책을 교실 안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에 담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실 살리기 차원에서 담임 기피 예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들은 권한과 자율성이 제한되며 과중한 업무 때문에 부담이 크고 학생들에게 시달린다고 해도 소명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담임을 맡아야 할 것이다.

학생지도가 어려운 상황에서 담임교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교육현장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교직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이 스스로 담임을 맡아 학생지도의 노하우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담임교사에게도 각종 인센티브나 편의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담임교사에 근무성적평정 가산점 부여, 담임수당 대폭 인상, 담임교사의 행정업무 경감 등 정책적 차원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사들이 인사고과나 수당 때문에 담임을 맡는 것은 아니겠지만 월 11만원인 담임수당은 대폭 인상해야 할 것이다.



/홍득표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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