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殷鑑不遠 은감불원

殷 성할 은:성하다, 많다

鑑 거울 감:거울, 성찰하다

不 아니 불:아니다,말라(금지의 뜻)

遠 멀 원:멀다, 아득하다

풀이-"은나라의 거울이 될 본보기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이 말의 뜻은 다른 사람의 실패를 자신의 교훈으로 삼아서 경계하라는 말이다.

유래-하나라 걸왕은 말희 때문에 술과 여자에 빠져 사치와 방탕으로 결국 나라를 잃게 됐다.

은나라가 600여년 이후 주왕에 이르러 방탕, 사치, 포악의 길로 들어서려 하자 걸왕의 선례를 들어 주왕에게 신하들이 간언을 올렸다. 충신들의 간언이 있었는데도 주왕은 오히려 걸왕이 한 그대로 본받아 사치와 방탕한 놀이에 빠졌다.

걸왕이 말희에 빠졌듯 주왕은 달기라는 여인에게 빠져서 이 여인의 끝없는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고 백성들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았다.

궁궐에는 백성으로부터 빼앗은 돈과 곡식들이 산과 같이 쌓였으며 국내의 진귀한 물건들이 끊임없이 궁중으로 납품됐고 막대한 물자와 인력을 동원하여 궁궐 안에 동산과 연못을 만들었다.

연못은 술로 가득 차 있었고 언덕에는 고기를 걸어 놓고 숲처럼 만들었다. 악사들을 불러 몸과 마음이 녹아들 것 같은 음탕한 곡조를 연주하게 했다.

그리고 못 가에서 음악에 따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의 무리들이 어지러운 춤을 추는 것을 보고는 사람들이 황홀경에 빠져 연못의 술을 들이키고 옆에 걸려 있는 고기를 뜯어먹으며 놀았다.

이 광기 서린 모습을 바라보면서 음탕한 미소를 머금은 달기가 주왕의 품에 안겨있다. 이러한 광란의 잔치가 120일 동안 밤낮을 끊이지 않고 계속 되었다.

그래서 이를 두고 '長夜之飮(장야지음)'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단장한다. 그런데 잘나갈 때 올바른 행동을 위한 처신의 거울도 챙겨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시인·전북대 출강>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