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지 않은 일은 장담한다
못 보면 죽을 것 같은 사람과 함께 사는 결혼 생활도 그러하다. 영원히 사랑하며 살겠다고 하면서도 밥 한 끼만 안 차려주면 삐져서 입 빼무는 것이 남자이고, 단 한 번만 서운해도 30년이 지나도록 그것을 우려먹는 것이 여자다. 사실 결혼은 배우자가 내가 영원히 사랑하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하여 입을 연다. 제도가 잘못되었다는 둥, 교사들이 부패했다는 둥,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여 체벌한다는 둥, 학교폭력에 대하여 일부러 눈을 감는다는 둥 험한 질책의 말들을 쏟아 붓는다. 자기 같으면 가슴을 뛰게 하는 그 예쁘고 귀엽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학생들을 위해서 인격적이고 인간적인 만남을 유지하며 열정적으로 가르치겠다고 큰소리친다.
-말만 하지 말고 도와라
성경에 예수의 제자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 이때 예수가 대답하기를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 고 하였다. 베드로의 장담은 아직 십자가로 처리된 인격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자기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이 앞선 것이다. 학생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 사람들의 점잖고 현학적인 충고는 그래서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숭고한 이여, 단 사흘만 학생들을 가르쳐 보라. 그리고 진정으로 교육을 걱정한다면 오늘 우리 교육의 어려움에 대하여 가시 같은 말만 하지 말고 직접 팔을 걷어부쳐라.
/이진영 매포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