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모든 조직은 그 대응방식에 따라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 21세기 환경의 중요한 특징이라면 그 속도가 매우 빠르고 그것을 구성하는 변수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변하는 법률이나 정책의 요구를 조직이 따라가기 어렵고 기술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성향 또한 예측을 불허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이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에서 지고 만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리더십 스타일이 요구되는 주요한 맥락이다. 무엇보다도 리더는 구성원들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목표를 정의해내야 한다.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커니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리더들이 목표를 잘 정의하지 못해 구성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최근 불거진 롯데백화점 판매사원의 투신자살 사건이나 남양유업의 폭언 사건은 조직이 상생의 목표를 잘 정의하지 못해서 일어난 좋은 예이다. 다음으로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사람들은 실천적 성취를 통해 스스로 감동하고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로서 동기를 찾아낸다. 리더는 실천적 감동의 비전을 새롭게 만들고 전파하는 동시에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창조성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그것이다. 감수성이 강한 현대 디지털 형 인간들은 감동 없이는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에게 감동을 주는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부하들의 감정을 잘 읽고 다룰 줄 아는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 이처럼 21세기 디지털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휘의 수단은 감성지능형 리더십이다. 자기 수양이 부족해 화내고 가라앉히기를 반복하는 히틀러 식 지휘스타일은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리더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수록 자질이나 능력이 모자란 것으로 비쳐진다. 리더로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작업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자기 통제력을 높여야 한다.

성공하는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에 대한 성찰을 반복하면서 선하게 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상황변화에 따라 변명을 일삼거나 잘못을 정당화함으로써 스스로를 사악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리더십이 도처에 만연해 있다. 리더의 독선과 비이성적 행동은 결국 자신은 물론 조직과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진정 조직의 발전을 원하는 리더라면 지금부터 감성지능 리더십을 갖출 것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과의 주체인 사람은 행동을 통해 성과를 낸다. 이때 행동은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사람의 감정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그것은 바로 대면이다. 사람은 작업수행과정에서 부딪히는 상대방의 태도, 환경, 제도와 직면해 특수한 감정 상태를 만들어내고 그것으로부터 만족과 불만족을 경험한다. 이런 복잡한 역학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감성지능형 리더십만이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안상윤 건양대 병원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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