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鼎輕重 문정경중

問 물을 문 :묻다, 질문하다

鼎 솥 정:솥, 존귀하다

輕 가벼울 경: 가볍다,깔보다

重 무거울 중:무겁다, 무게

풀이-솥(권위의 상징)의 무게를 묻는다는 말로 왕위를 노리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상대방의 실력과 내부사정을 잘 알고서 약점을 이용하거나, 권위나 가치 있는 것이 절대성을 잃어버렸을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유래-B.C. 606년 주나라의 정왕 원년의 일이다. 초나라의 장왕은 춘추오패의 한 사람으로 천하를 정벌할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초의 장왕은 육혼지역의 오랑캐를 토벌하고 당시 명목상 맹주인 주나라를 정벌할 생각으로 주나라의 국경에 대군을 배치해 놓고 주나라를 위협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주의 정왕은 초의 이런 위세에 놀라 대부인 왕손만을 보내 장왕의 육혼지역 오랑캐 토벌의 노고를 위로하게 했다.

그러나 초의 장왕은 이 때야 말로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주나라 왕실에 대대로 전해오는 정(鼎)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서 '솥의 크기와 무게를(問鼎之大小輕重)'을 물었다.

왕손만은 정(鼎)의 유래부터 말했다. 하왕조의 시조인 우(禹)가 만들어 은나라로 전해지고 다시 주나라로 전해졌는데, 주나라의 성왕 때 낙양에 놓고 여기를 왕도로 삼았다.

이후 지금의 정왕에 이르기까지 삼십 대(700여년)를 계승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 물음에 대한 핵심을 강하게 말했다. "솥의 무게가 문제가 아닙니다. 덕이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입니다. 지금의 주나라가 비록 쇠퇴하였으나 현재까지 정(鼎)이 전해내려 온 것은 천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솥의 무게를 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의 장왕도 힘만 가지고는 주나라를 칠 수가 없음을 알고 하는 수 없이 철수하고 말았다.

사심이 가득차서 왕위를 노리는 불손한 마음은 천명을 이기지 못한다. 모함, 중상 등 마음을 아프게 하는 현 사회의 유행병들도 이런 불손한 마음이 가득차서 인간미라는 것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인 것 아닌가.
<시인·전북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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