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보훈의 달인 동시에 환경의 달이다. 환경부는 새 정부 들어 '환경복지국가,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가겠다는 환경비전을 가지고 출발했다. 1972년 12월 27차 UN총회에서 UN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정부는 올해 환경의 날 행사 포커스를,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복지국가 건설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고 견인차 역할을 할 환경부의 위상 정립에 맞추고 있다.

그리고 환경부지방청과 자치단체 별로 환경의 날 행사를 다채롭게 연다. 환경인형극 공연, 환경영상물 상영, 환경사진전, 환경문예작품전, 환경보전 캠페인 및 홍보물 배포, 환경체험 프로그램 운영, 환경우수사례 발표 및 토론, 미술 퍼포먼스, 에너지 및 재활용 직거래장터, 어린이 환경도서 전시, 배출가스 무상점검 등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따로 행사를 연다. 청주시는 청주대학교 음악관 콘서트홀에서 18회 환경의 날 기념행사를 갖고 4개 단체 3명에게 환경대상을 수여하며 유공자 14명을 표창한다. 이런 6월은 나에게 매우 의미 있고 특별한 달이다.

5일 환경의 날이 결혼 기념일이고 6일은 6·25때 돌아가셔 대전국립묘지에 모신 형을 추모하는 날이다. 올해 6월 말은 30여 년 공직을 마감하고 사회인으로 돌아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날이다. 결혼 기념일 이면 다른 사람들은 여유로운 날이지만 나는 매년 환경의 날 행사로 가장 바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일을 잡는데 5월은 모내기 철이라 모내기를 끝내고 결혼식을 해야 한다는 마누라 쪽의 의견을 받아들여 날짜를 잡다 보니 공교롭게도 내가 가장 바쁜 6월 5일 환경의 날에 결혼을 하고 그 날이 결혼 기념일이 됐다. 나는 태생적으로 영원한 환경맨인가 보다. 환경맨으로서 30여 년 간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애착을 가지며 살아왔지만 보람보다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10년 전만 해도 모든 행정의 중심이 환경에 있었다. 사회단체의 주도세력도 환경단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중심을 복지가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복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너무 복지에 치우치는 것 같다. 또한 환경 본래의 중심도 잃어가고 있다. 환경의 포커스가 청소에 맞춰지고 쓰레기 치우는 것이 환경의 전부인 양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가 숨쉬고 마시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수질 정책은 변방으로 저 멀리 밀려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환경의 본질이 변질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우리가 쓰레기를 줍는 것은 주변 환경을 깨끗히 하는 것만이 아니라 본래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화 활동을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제는 환경이 본래의 모습를 되찾아야 한다. 공직을 마감하는 나의 바람이다. 앞으로도 나는 영원한 환경 맨으로 남고 싶다.



/김재선 청주시 환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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