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명암저수지 쪽으로 운동을 다녀왔다. 한낮에는 마치 한여름처럼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해 산보하기 좋다. 심신에 활력소가 되는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걷기예찬'처럼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고, 항상 쉽게 할 수 있는 유익한 운동이다. 녹음이 짙어지는 자연과 동화돼 걸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치 충전하는 듯하다.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두런두런 대화를 하며 건강미가 넘치는 사람들과 조우한다.

생활 속에서 건강도 행복도 찾아야 한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 때 운동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웠던가! 우리 충북 꿈나무들이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막을 내린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4년 연속 전국 3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참으로 장하고 자랑스럽다.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 35, 은 28, 동 39 등 모두 102개 메달을 획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도세가 약한 충북이 이런 쾌거를 이룬 것은 충북교육청, 학교, 선수, 체육회, 가맹 경기단체, 학부모 모두 최선을 다 한 결과다. 필자가 근무한 학교에서도 선수 육성을 위해 힘쓰고 전국소년체전까지 참여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 열심히 지도해 선수들의 실력이 신장되려면 행·재정 지원은 물론 학부모의 공감과 성원이 절대적이다. 학교, 가정, 학생이 삼위일체가 돼야 체육은 물론 모든 교육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으로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만약 학생은 열심히 하려는데 학부모가 시키지 않으려 한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설령 학생이 싫증 내고 꾀를 부려도 합심해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롤러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무더기로 획득, 든든한 버팀목이 돼 목표 달성의 청신호를 켰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 격려 차 현암에 있는 롤러경기장에 갔던 생각도 난다. 수영과 사격, 하키, 배드민턴 등에서 금빛 행진을 했다. 특히 초등부 수영에서 충북 최초로 다이빙 부문 금메달, 남자 초등부 100m에서 대회신기록, 펜싱 불모지에서 중등부 금메달 등은 기적에 가까우며 충북체육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크나큰 희망이다. 인천에서 열릴 내년 대회에선 더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본다. 정년퇴직하고 사회에서 보는 교육은 근무할 때 학교에서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르다. 충북 꿈나무들이 이렇게 장하고 큰 일을 했어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생업에 바빠서일까? 방송 등 홍보 부족일까? 이번 대회에서도 방황하는 10대를 운동으로 선도하고 꿈을 실현하는 메달보다 값진 선생님과 선수들의 감동적인 사례도 가슴 벅차다. 앞으로 체육을 통해 청소년 학교폭력 등을 예방하고 정체성이 성취되며 꿈을 실현하게 하는 시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개인, 사회, 국가도 희망차고 행복해진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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