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생동안 한 번쯤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론 받기도 한다. 아니, 어쩌면 사람의 삶 자체가 공존·공생 관계이기에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일상이지 않을까. 큰 기업의 오너도 직원들이 없다면 기업 운영이 어렵듯이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다. 사람이 사람을 도와줄 때 기분좋게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친절과 미소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도움을 주더라도 친절하지 않으면 도움을 주지 않음만 못하지 않을까.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듯이 따뜻하고 친절한 한 마디는 우리의 얼었던 마음을 녹여주고 행복하게 해준다. 몇 년 전에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에 놀러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해수욕도 하고 재미있게 놀다가 해수욕장 근처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해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러웠다. 순간, 여기서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인터넷에 유명한 맛집이라고 소개돼 있어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먹기로 했다. 그러나 자리를 잡고 한참을 기다려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아 종업원을 부르니 종업원이 짜증난 얼굴로 와 뭘 드실거냐고 물어보기에 메뉴판을 달라고 하자 "여기는 매운탕이 맛있으니까 그걸로 드세요" 하고는 가버리는 거다.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놀러와서 기분 상하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참기로 했다. 잠시후 매운탕이 나왔는데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음식값을 계산하는데 잘못 계산이 돼서 종업원한테 말했더니 아무말도 안 하고 그 자리에서 잘못 나온 비용만큼 돈을 거슬러주더니 사과 한 마디 안 하고 쌩하니 가버리는 거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고 유명한 집이라도 다시 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음식이 맛있는 집에서 좀 더 남을 배려하고 친절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음식점에서 최고의 홍보는 친절과 미소다. 음식 맛이 아무리 좋아도 종업원이 불친절한 식당에는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음식맛과 친절이 함께 갖취진 식당이라면 두 말 할 것도 없지만, 음식 맛이 조금 덜해도 주인이나 종업원이 친절한 식당이라면 손님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서비스업, 즉 서비스를 파는 곳의 특징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을 편안하고 기분좋게 하는 친절에 있다. 사람들이 은퇴 후 가장 쉽게 창업하는 것이 치킨집 등 음식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먹는장사가 남는장사라는 말은 옛말이다. 먹는장사가 그렇게 쉽다면 왜 창업하고 1년 이내에 94.37%가 문을 닫겠는가. 현재 우리는 무한경쟁 속에서 절박한 친절서비스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절박함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러한 절박함을 진심과 정성으로 연결시켜 언제 어디서든 친절과 미소를 다 한다면 이세상이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윤정 청주시 위생안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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