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 얼마나 열대야와 싸워야 할 지 벌써부터 겁이 날 정도다. 전력 부족으로 찜통 같은 사무실은 에어컨도 켜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외활동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야외 활동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酒)'이다. 지난 5월30일 공주시 교통연수원에서 충남지방청 소속 교통경찰 중간관리자 워크숍이 진행됐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줄이기 전국1위 성과 유지를 위한 지난 해 성과 분석 및 올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현재 교통사고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경찰 활동이 필요하다. 이 자리에서는 6대 주요 요인별 상세 분석도 이뤄졌다. 충남도내 사망사고 점유율이 높은 3대 악화지표(화물차, 차량단독, 음주운전)와 감소관리가 필요한 3대 관리지표(노인, 이륜차, 보행자)를 선정, 중점 관리키로 했다. 충남은 연 평균 81명이 음주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으며, 전체 사망사고의 19%를 점유해 전국 평균 14% 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충남경찰은 지방청 주관 월 2회, 경찰서 주관 주 1회 심야 일제단속키로 했다. 지난해 많은 교통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여서는 올해 2월 음주 뺑소니 등 끊이지 않고 있는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외근 교통 경찰관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까지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주 1회 심야 음주단속은 물론 주 2회 이상 게릴라식 음주단속키로 하고, 지역경찰·협력단체들과도 지속적으로 일제 합동 단속할 예정이다.


미국의 보험사에 근무하던 허버트 하인리히가 5만건의 사건·사고 데이터를 분석·발표한 '하인리히의 법칙', 한 번의 대형사고가 있기 전 유사한 경미사고가 29번 있고, 평균 300번 이상의 관련 징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 날 각 분야에서 대형 사고는 발생 전에 이를 알리는 징후가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통용되고 있다.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할 경우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낙서·신호 위반 등 경범죄를 철저히 단속해 강력 범죄를 감소시키는 등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한 두잔 쯤이야 괜찮겠지', '시간이 좀 지났으니까 괜찮을 거야' 나도 모르게 스스로 위험에 대한 징후를 합리화시키고 있지는 않은 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작은 징후를 정당화시키는 순간 더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나와 내 가족, 우리의 선량한 이웃까지 희생시키는 치명적인 위험 요인 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은 노력을 모아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여름이 되기를 바란다.



/강영일(부여경찰서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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