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양반이 운영하는 이발소에 외국인이 이발을 하러 왔다고 한다. 습관적으로 왔시유(What see you?) 하면서 손님을 맞았다. 외국인은 이 주인장이 영어 좀 하는구나 하고 미러(mirror)라고 말하고 잠이 들었다가 깨보니 까까머리가 됐다. 화들짝 놀라서 묻는 말에 밀라고 하지 않았냐며 시비를 가렸다니 그냥 우스갯소리라고 치부하기엔 씁쓸한 구석이 있다. 언어는 자기 입장에서 말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서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난다. 나는 이런 뜻으로 말했는데 상대방은 저런 뜻으로 들어서 오해가 발생하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경험하지만 아주 어렸을 때 뜻도 모르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서산대사의 회심곡과 드라마에 삽입된 샹송으로 기억이 된다.

그래서 J.윌슨은 "음악은 세계 공통어"라고 말했고 M.베버는 "음악은 참된 일반적인 인간의 언어"라고 말했나 보다. 이렇게 영혼과 영혼을 이어주고 공감하게 하는 위대한 음악의 힘을 빌려서 원어민 교사와 다문화 가정이 충북교육가족과 함께 하는 '한국의 숨결'을 무대에 올린다. 수 억 만리 고국을 떠나 낯설고 문화가 다른 이국 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정착하게 된 다문화가정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보듬어주고 '한국의 숨결'을 통해 충북교육가족과 더불어 하나 됨을 공감하는 시간이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만나 동서양이 하나가 되는 어울림의 마당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 소리에 한을 실어주기 위해 소리꾼의 눈을 멀게 한 서편제를 가슴 찡하게 보고 영화를 촬영한 청산도를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주인공 오정해 명창의 그 곡을 실제로 듣게 된다니 아마도 어떤 인연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고 기대가 된다. 하루가 다르게 과학 문명이 발전하고 지식이 폭발적으로 양산되지만 지각 있는 사람들은 근본을 따지고 뿌리를 찾는다. 그래서 예의가 바른 젊은이를 보면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다고 칭찬하고 대견해 한다.

지나간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인간이 사는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알고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그래서 초스피드 시대에도 온고지신이라는 사자성어가 힘을 받고, 논문도 결론의 두 세 줄만 확실한 내 의견이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가수 싸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한류열풍이 정설이 됐다. 스타와 아마추어, 내·외국인이 함께 하는 어울림의 마당에서 한국문화에 젖어 들고 즐거움을 느끼며 "음악은 어떤 지혜나 철학보다도 더한 계시를 준다"는 베토벤의 말을 체감하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우리 원이 주관하는 '한국의 숨결', 20일 오후 7시 30분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영희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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