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민선 초대 충남도지사에 심대평씨가 당선된 이후 32·33·34대를 지냈고, 35대에는 이완구씨, 현 36대 도지사는 안희정 지사가 도정을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 18년동안 충남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들 가운데 충남의 수부 도시이자 맏형격인 천안 출신이 없다.

요즘 천안 유권자들 가운데는 어찌해 천안 출신 도지사가 나오지 않느냐는 자조적인 한 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천안지역 유권자는 지난 민선5기 충남지역 전체 선거인수 159만5587명을 기준으로 놓고 현재 선거인수를 살펴보면 43만 9812명으로 27.6%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지역 유권자의 4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지난 2010년 5대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현 지사가 천안지역 유권자의 42%인 8만806표를 받아 당선에 큰 힘을 보태준 지역이다.

천안의 표심은 도지사 당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지난 18년동안 천안 출신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이제는 여당 출신이 됐든, 야당 출신이 됐든 천안출신이 도정을 이끌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는 기대감과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토박이 설자리 잃어


천안은 급성장하는 도시다.

지난 1995년 민선시대 출범 당시 33만4800명이던 인구가 이후 18년 만에 2배에 가까운 60만명을 넘어섰고, 예산도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도시가 급성장·급팽장해 새로운 외부 인구가 유입되고, 자본이 몰리면서 지역 토박이들의 힘이 설자리를 잃고, 그들 역시 각자의 이익과 목적에 따라 이합집산이 되면서 단결력을 잃고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큰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해결하거나 중재하고, 헛기침 한번 하면서 분위기를 정리할 수 있는 어른도 없는 것이 지역 현실이다.

그저 돈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행세를 할 수 있는 곳이 천안으로 텃세나 외지인 배척 분위기가 덜한 도시로 바뀌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권자 수가 도내에서 가장 많으면서도 천안 출신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고, 지역에서 변변한 후보를 내지 못한 것도 유권자 만을 탓할 상황도 아니다.


- 자존심 문제

충남도청 대전청사 시대가 80년의 막을 내리고 내포 신도시로 이전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충남도에서 떨어져 나갔고, 홍성·당진·서산지역이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6대 도지사 선거는 5대와 달리 충남 서북부권역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는 정치지형의 판도 변화가 이뤄졌다.

천안지역은 아산 및 이들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쇼핑과 의료,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산업 등 기업들 간의 연관 관계가 높아 지역 주민간의 접근과 교류가 빈번하다.

선거는 인물과 당, 선거운동 당시의 정치 상황 돌발변수와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측할 수 없지만 천안시민들은 민선자치 20년에는 도백이 지역에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자존심 문제가 큰 것 같다.




/박상수(천안주재 국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