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잘못 만난 국가나 조직은 늘 위기에 처한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보거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각종 부정부패사건에 휘말려 있는 조직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전임 사장이 체포된 한국수력원자력, 회장이 구속된 CJ그룹, 입학부정으로 교감이 자살한 특수사립학교 등은 실패한 리더십 때문에 혼란에 빠진 대표적 조직들이다. 리더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미국 경영컨설팅의 대가 톰 피터스는 현대의 리더는 카멜레온과 같은 변화적응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그렇다면 리더십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첫째, 주도성을 확보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리더는 기본적으로 관리자가 되기를 원하고 책임을 맡길 원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지나치게 우두머리 행세를 하거나 사람을 괴롭히는 특성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책임을 수행하길 원하지만 늘 겸손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수백 개 기업들을 조사한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최고의 리더십은 강력한 추진의지와 겸양을 갖춘 리더십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둘째, 강한 에너지이다. 리더십의 기본역량은 강력한 일 추진력인데 이것은 높은 에너지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성공적인 리더는 항상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높은 체력을 유지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 그래야 주위에 긍정의 분위기를 전파할 수 있다.

높은 에너지는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그것은 바로 성실성이다. 성실성은 늘 열심히 일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조직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특성이다. 우리 사회 리더들이 과연 높은 성실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셋째, 높은 감성지능(EQ)이다. 감성지능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잘 지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말하자면 건전한 관계의 핵심이다. 실패하는 리더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편 가르기다. 감성지능이 떨어지는 리더들은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아부하는 사람을 주로 발탁한다. 그 결과 조직을 산산조각 낸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나 기관장들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반대세력에 대한 몰이해와 탕평인사 부재 아닌가. 넷째, 정서적 안정성이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을 정서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주위에 안정감을 제공한다. 실패하는 리더들은 분노의 표출이나 일관성을 잘 조절하지 못 한다. 히틀러처럼 권력을 악용하면서 주위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리더들은 우리 사회 도처에 잠복해있다. 특히 중소기업 관리자들의 외국인 근로자 폭압적 관리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큰 흠집을 내고 있다. 생선은 언제나 머리부터 썩는다. 조직에서 문제가 터지고 부정과 비리의 냄새가 난다면, 그것은 바로 수장부터 썩어있다는 신호다. 리더들이 그 자리를 떠나서도 부디 온전하기를 원한다면 이들 효과적 리더십의 기본조건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 요구된다.



/안상윤 건양대 병원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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