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저격수' 장전형 한나라 입당...안동선 이윤수 등 38명 昌 지지 선언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합종연횡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그간 정치적 대척점에 섰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로 속속 합류를 선언하면서 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또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수순에 접어들면서 7석 짜리 소수정당인 민주당에 대한 압박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중도포기했던 조순형 의원이 지난달 23일 탈당한 데 이어 조 의원을 지지했던 인사들이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정치적 '전향'에 가까울 정도의 파격 행보이다.

안동선 이윤수 전 의원 등 민주당 원외 당협위원장과 당직자 등 38명은 4일 이회창 후보 캠프를 찾아 "이회창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일조하겠다"면서 지지를 선언한 뒤 "조순형 의원과도 논의를 했다. 조 의원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은 안했지만 우리가 먼저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기간에 (특정후보) 지지라든가 입당이라든가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이회창 후보에 대해 "그 분이 내세우는 안보라든가 법치, 대한민국을 우선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것은 제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내세웠던 신념과 합치되는 점도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도 조 의원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기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親) 민주당계 인사들이 다수인 우민회 등 고건 전 총리 팬클럽과 지지단체 등의 연합체인 '고건 대통령 추대 범국민운동본부' 간부 30여 명도 이날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저격수'를 자임하며 한나라당과 이회창 전 총재를 공격하는 선봉에 섰던 장전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순형 후보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장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에 가장 적합한 후보가 이명박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 입당과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장 전 대변인은 새천년민주당 수석 부대변인을 거치며 대야 공격을 주도하면서 한나라당으로부터 16차례나 고소.고발을 당했던 인사임을 감안하면 그의 한나라당 입당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나홀로 탈당을 한 것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한 분들은 당에 발을 끊은 지 오래된 분들이고, 그 중에는 공천문제로 탈당했다가 복당을 허용해줬더니 다시 탈당한 분도 있다"며 "장전형씨의 경우 조순형 경선후보 대변인을 하다가 당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해당행위로 윤리위원회에 징계 대상자로 올라있는 사람이고, 일부 원외 위원장들도 활동이 부진하던 사람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진전되면서 자신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이 그런 얘기(후보단일화)를하면 민주당을 죽이려는 음모로 받아들인다"며 "민주당 노선에 기반한 중도개혁정권을 세우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시 확인한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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