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전국 곳곳에서 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집회라고 한다. 지난해, 대선을 며칠 앞두고 국정원이 개입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민주당이 경찰과 선관위에 국정원 여직원 김 모 씨의 오피스텔 조사를 요구하며 벌어진 이 사건은 그 이후 대선의 핵으로 다가왔고, 지금까지 전국적인 이슈로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난 지금도 이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그 강도가 더해가기만 하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데모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데모의 왕국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우리나라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승만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법칙으로도 통하는데 그는 고쳐야 할 국민성에 대해 잘 알았기에 이와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개인으로 볼 때는 부지런하고 두뇌가 우수하다는 등의 좋은 특성이 많다고 한다. 또한, 위기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여럿의 목소리를 낼 때는 반드시 고쳐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 첫째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말은 남은 어찌 되었든지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마치 내 생각이 전부인 양 내가 변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남이 나와 같지 않음을 시비하는 경향이 있어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경쟁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상대의 장점은 숨어 있길 바라며 무조건 약점만 찾으려고 혈안이 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려고 한단다. 이는 옳고 그름을 직시하는 공명정대성의 결여에서 오는 행위이며 상대를 인정해야만 나의 인격이 존중 받는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멀리 보려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장은 실리적인 손실인 듯 보이나 먼 훗날에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과감하게 버리고 비울 줄 아는 냉정함을 키워야 한단다. 어찌 되었건, 한 나라의 국민성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라는 생각은 누구나 모두 가지고 산다. 그렇기에 사소하게 갖는 개인적인 모임도 그 뜻과 의미를 알고 소중히 지켜가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식을 가지게 하는 산 교육장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모든 국민이 물리적인 데모나 촛불집회보다는 민주적인 대화를 통해서 하나로 일치하려는 적극적인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고 자신의 이익에 현혹되어 남을 이용하려는 얕은 우물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이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회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이 나라에는 많이 있다. 뭉친다는 의미가 몸이 함께 모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임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한옥자 청주문인협회 부회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