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KBS에서 방영된 '공부하는 인간'이 끝난 후 많은 시청자들은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 대부분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 저력이 교육에서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세계 많은 다른 나라들도 교육 분야에 우리 이상으로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어 우리가 그 동안 누렸던 발전적 지표와 우리만의 교육적 장점들이 다소 줄어들 조짐이 보인다.

우리나라 교육은 공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공부는 주로 개인의 임무인 동시에 가족의 일로 보고 있다.

동양의 교육 중 한국과 중국은 지식을 기억하기 위해 주로 외우는 데에, 일본인들은 지식을 기억하기보다 철저히 기록하는데 비중을 둔다고 한다.

자연히 동양인들은 어떤 문제를 풀 때 침묵을 통해 집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산만하게 말을 많이 하기 보다 말에 인색한 문화에서 출발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동원, 개별적으로 혼자 해결하려 한다.

이에 반해 서양의 교육방식은 크게 토론 문화와 대화에서 시작된다.

고대 유럽의 여러 벽화를 보더라도 집회와 같은 모임 활동을 통한 대화와 토론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독서·필기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발견해 자기의 능력을 표현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는 개교 이래 지금까지 강의식보다 튜터링 1대 1 수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의 명문교 필립스 엑세티 아카데미고등학교는 1932년 개교 이래 하크니스 테이블 토론 방식 교육이 8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모토는 '지식은 나눠야 한다'이며 그러기 위해 학생 모두 철저한 준비를 통해 토론 수업에 임해야 한다.

그래서 모르는 것도 학생들끼리 서로 협력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즉, 공부는 지식을 배움이 아니라 학생 모두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서양인들은 말을 하면서 문제를 풀 때 더 잘 푼다고 한다.

말에 익숙한 서양문화라 그런지 모르지만 말을 통해 더 집중되고 사고력이 증진된다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창의적 교육 산실인 MIT(메사츄세츠 공과대학) 미디어 랩에는 두 개의 키워드 '개방(Open)'과 '창의(Creativity)'가 있다.

혼자만의 공부는 상상도 못하며 협력과 교류를 통한 자기 표현의 공부 방식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공부를 포함한 교육은 어쩔 수 없는 인류의 숙명과 같다.

동·서양이 지금까지 각각 문화·역사적 유산을 통해 최고의 공부 방식과 교육적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동·서양이 협력과 교류를 통해 스스로 변화하며 좋은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히 교육은 머리로만이 아니라 몸 전체로 해야 되며, 결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과정에 더 충실해야 한다.

동·서양 교육방식 중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고 하기보다 문화적 차이와 역사적 유산의 차이이며 그들이 택하는 방식들은 국가 생존을 위해 나타나는 자연 발생적인 방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준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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