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충북 판세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충북 민심은 승패를 가른 결정적 변수였다. 30~50만표 차로 당락이 갈렸던 점을 감안하면 충북이 비록 전국대비 2%정도의 유권자지만 이를 충분히 근거할만 하다.

1997년 대선 당시에는 충청권의 맹주역할을 한 jp가 선거 종반 dj(김대중+김종필)와 연합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눌렀고,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취약한 충북지역을 요동치게 하면서 민심은 결국 한나라당에게 패배를 안겼다.

이 같은 '학습효과' 탓인 듯 올 대선에서도 충북 민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각 캠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현재 충북권 판세는 '한나라당 이명박-무소속 이회창' 양강 구도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바짝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일주일 이내 언론을 통해 발표된 여론조사도 이를 입증하고 있고, 각 캠프에서도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명박 후보 7일, 이회창 후보 9일, 정동영 후보는 12일쯤 충북을 찾아 민심잡기 행보에 가속도를 낼 예정인 것을 보면 충청일보의 판세분석은 현재로선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각 캠프에서 자체 조사한 여론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충북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국민중신당 심대평 대표의 후보 단일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지지선언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냉철,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까지 현재 3강 구도 속에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오차범위내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 후보들의 권역별 우세지역은 우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우 충북 북부지역에서 자신이 공약한 한반도대운하 효과를 톡톡히 보는 형국이다. 한반도대운하 공약이 충주와 제천 등 내륙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부권이 크게 술렁이는 듯 한 것이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청주중학교 출신이라는 탓에 유권자가 가장 많이 몰려있는 충북 중부권에서 선전에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청주중 출신 인사들이 대거 캠프에 드나드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하는 등 이 후보 측은 유권자 70%가 몰려있는 청주권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충북 남부권에서 전국 지지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20%대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역은 현 이용희 국회부의장의 지역구로서 이 부의장 지지세력 결집이 결국 정동영 후보로의 표심을 이끌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 부의장은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할 때 자신의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이 지역 맹주임을 재 확인 시켰다.

이 부의장은 현재 정 후보의 정치고문으로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만큼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는 등 이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지고 있다.

다만 충북 남부권 중 옥천의 경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돕는 박근혜 전 대표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다는 점 때문에 향후 박 전 대표 지지 유세 등으로 이 후보 지지세 확산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이회창 후보 출마 이전 충북 남부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층과 이회창 후보의 지지층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며 '이회창 선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충북권 전체적으로 볼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은 충북지역 연고 이회창 후보의 출마 직후 잠시 흔들렸던 '지역 민심'이 검찰의 bbk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발표와 때를 같이해 다시 10% 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이 후보 승리를 장담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에서 확고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에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한 '이명박표 세종시'에 대한 확고한 지원 약속을 이어간다면 이회창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이회창 후보측은 현재 충북권 판세는 백중우세지만 앞으로 6대 4 정도로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현 전국적 판세에서 충북지역 지지율이 이 정도인 만큼 앞으로 전국 판세가 좋아질 경우 자연스럽게 충북 지역의 압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동영 후보측은 충북권에서 현재 이회창 후보에 대해 연고를 근거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아직 표심이 굳어졌다고 볼 수 없고 1~2주 후면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즉, 진천·음성 혁신도시, 충주 기업도시, 제천 종합연수타운 조성 등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충북으로의 파급효과를 제시할 경우을 변화의 요인으로 들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세론은 정몽준 의원과 '포장마차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 낸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의해 일격을 당했다.

충북지역에서도 2002 한·일 월드컵스타 정몽준 의원의 지지를 얻은 노무현 후보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고, 더욱이 행정수도 공약을 노 후보가 발표하면서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이같은 기대 심리는 표심으로 나타나 노무현 후보는 36만5623표 49.7%의 득표를 얻어 31만1044표 42.3%의 득표를 얻는 데 그친 이회창 후보를 5만4579표 차로 따돌리고 청와대 행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충북민은 상당한 호감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1995년 15대 대선

매번 대선때마다 '충호연대(충청과 호남)'가 고개를 들고, 또 이로 인해 10년간 현 정권이 이어져 온 점을 감안하면 충청권의 중요성은 각 후보 캠프를 긴장시키기 충분해 보인다.

'충호연대'가 처음 빛을 발한 15대 대선은 충청의 맹주 jp와 호남의 맹주 dy의 연합 정권을 탄생시키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 이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청와대에 입성한 dj는 정권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jp를 국무총리로 기용하며 준 내각제 수준의 정부 조각을 등장시켰다.

그러나 충호연대는 얼마지나지 않아 파열음을 냈고, 현재 dj와 jp는 철저하게 서로 등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

15대 대선 당시 충호연대 속에 충북표심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29만5666표(36.6%)를 안겼고, 2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는 24만3210표(30.1%)를 선물했다. 15대 대선 역시 충북민은 오차범위내에서 김대중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충북표심, 충북표심은 15대와 16대에 이어 이번 17대 대선에서도 박빙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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