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에 왜 저렇게 열광할까? 얼마 전까지 갖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 구절 뿐이라는 것을 다리를 다쳐 입원을 하면서 확인을 하게 되었다. 보고 싶던 책을 재미있게 보다 보니 눈과 어깨가 아파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 게 드라마 중독증을 가져올 줄이야. 거개가 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데다 하나같이 출생의 비밀에 삼각관계는 기본 설정이다. 거기다 시청률이 좀 높으면 엿가락 늘이듯 하는 게 거북스러워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그 시간이 되면 궁금한 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일일드라마다. 어린 시절 입양된 주인공이 친엄마와 재회한 후 입양 가족과 친 가족 사이에서 혼란을 겪다가 갈등을 극복하고 정체성을 세워가며 새로운 사랑을 찾고 가족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인데 요즈음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딸 대신 입양되어 잘 성장한 딸이 20여 년 만에 찾은 친 딸을 미워하며 갖은 악행으로 배은망덕하게 사랑을 차지하려고 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산다. 물론 그렇게 성장하게 된 것이 그녀들의 책임은 아니다.

하나는 부모가 의도적으로 고아원에 버렸고, 하나는 잃어버려서 고아원에서 크다가 다른 가정에 입양된 아이다. 다만 두 딸의 엄마가 같은 사람이다 보니 등장인물들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운명의 장난에 대한 해법을 찾느라 고민 아닌 고민을 한다. 할 일 없는 사람처럼 걱정을 하며 미운 짓을 골라 하는 예린이를 같이 미워하는데 역지사지라고 그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니다. 높은 산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터널을 뚫는데 90퍼센트를 완공했어도 서쪽의 관심 없는 사람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할 수 있다. 성웅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에서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위인이지만 일본에서는 아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의 영웅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원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고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인생사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있는데도 충청북도교육청은 기관 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 교육청으로 선정이 되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 박수를 보낸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4년 연속 전국 1위는 물론 전국소년체전에서도 4년 연속 종합 3위, 기록물 관리 연속 최우수, 전국 청렴도 평가 연속 우수이며 과학 분야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두각을 나타내 도세가 약한 충북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그런데도 어떤 작은 사안이 발생하면 그것을 기화로 순수한 사람들을 선동하고 우수한 업적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옥에도 티가 있고 그 쪽에도 목적이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우리 자신이 긍정의 시각으로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때 다른 사람들도 더 인정하지 않을지.



/이영희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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