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하지만 한낮에는 아직 햇살이 따갑다. 태양 빛은 모든 생명의 유지에 필수이지만 부쩍 길어진 여름볕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하천이나 저수지에 발생하는 녹조다. 물에 발생하는 녹조는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불쾌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런데 녹조는 새삼스러운 물질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녹조현상은 주로 남조류에서 기인하는데 이는 가장 원시적인 미세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약 35억년 전 지구상에 나타났으며 광합성을 하는 1차 생산자로서 지구 환경과 생태계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명체이다. 남조류는 빛의 강도가 세고 질소, 인 등의 영양물질이 많은 곳에서 번식하는 특성이 있으며 대표종으로는 마이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 미세조류가 죽거나 물리적 충격으로 세포막이 파괴될 때 마이크로시스틴과 아나톡신 등 간신경 피부 독소가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정수시설을 거쳐 처리된 수돗물을 마신 사람이 이런 독소에 의한 질환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소는 정수처리 과정인 응집·침전·여과 공정에 의해서만도 최대 97%까지 제거되며 활성탄 및 염소 소독으로 완전히 제거되기 때문이다.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생명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호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조류 안전지대로 관리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조류 발생을 억제하려면 보령호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관리해야만 가능하다. 조류는 질소(N), 인(P) 등의 물질이 다량 유입될 때 발생하기 때문에 하수처리시설을 확충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비료 사용을 줄여가는 등 오염원을 차단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

물론, 보령댐을 관리하고 있는 K-water는 취수탑 주위에 조류차단막을 설치하고 수질이 가장 깨끗한 중층수를 선택 취수하고 있다. 총 41기의 물순환설비를 상시 가동하면서 좋은 물을 공급하고자 애쓰고 있다. 또 각종 수처리 공정을 거쳐 안전하면서도 좋은 수돗물을 수용가에 공급하고 있다. 보령호를 깨끗이 하는 활동에는 보령댐 주변 지역의 주민단체로 이뤄진 보령호 물감시원들과 물사랑 어머니회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낚시 금지, 하천변 쓰레기 수거 작업을 수시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노인 일자리 나눔사업에 참여하신 어르신들도 오염 예방 활동에 함께 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수돗물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최근 보령광역상수도의 가동률은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내포신도시 및 서산 당진 지역의 수요 증가로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는 정수장에서는 철저한 정수처리공정을 거쳐 언제나 주민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보령호에서 더욱 좋은 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더 많은 협조와 참여를 기대한다.



/조재홍 K-water 보령권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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