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옛이야기 흐르는 물결… 가을추억 속으로

국사봉 산길을 따라가며 좌우로 펼쳐지는 대청호의 아름다움에 취한 채 어부동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길은 충북과 대전 양쪽 지역 모두 571번 도로를 따라가다 만나는 어부동 마을에서 출발을 한다.

대청호의 구불구불(사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국사봉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여인네의 치맛자락처럼 넓게 펼쳐진 법수리, 산수리, 사음리 마을을 보통 어부동지역으로 부른다.

어부동은 대청호가 만들어지며 도로 옆으로 많은 횟집이 들어서자 어부가 사는 마을이라는 오랜 전설이 사실이 됐고, 한 때는 청주와 대전지역에서 단체로 횟집을 찾아올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청호 양식장이 금지되며 그런 옛 모습이 사라졌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던 해맑은 웃음소리가 사라진 법수분교는 현재 어부동 녹색체험마을과 연꽃단지로 조성 돼 탐방객들을 기다리고, 한 여름 연꽃밭엔 하얀색과 붉은색의 연꽃이 피어나고 커다란 연잎 위를 굴러다니는 물방울이 햇빛에 반사되며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 국사봉 정상. 마을 주민들이 제단을 쌓고 매년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구불구불 대청호의 사행도 놓치기 싫은 경치다. © 편집부

어부동과 국사봉 산길의 시작은 녹색체험마을(법수분교)에 차를 세운 후 어부동 날망 571번 도로를 건너 국사봉 산행안내판을 살펴보고 북쪽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완만한 산길을 오르다 보면 대청호가 가끔 슬쩍슬쩍 보이지만 울창한 숲이 가끔 시야를 가린다.

오래된 참나무가 국사봉 정상을 알리고 수령이 꽤나 된 고목 같은데 아쉽게도 한 그루는 벼락에 맞아 불에 탄 흔적만 남아있다. 국사봉 정상엔 인근마을 사람들이 자연석으로 제단을 쌓고 매년 고사를 지내고 있다.
▲ 회남대교에서 바라본 국사봉. © 편집부

산과 산이 겹쳐지는 사이로 대청호의 푸른 물길이 옥천과 보은, 대전지역을 휘돌아가며 태극형으로 사행(蛇行)을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대청호 주변의 산들 중에 어부동 국사봉을 전망 좋은 산으로 말하고 있다.

최근 보은군에서 산길을 정비하고 국사봉 주변에 전망대를 설치하며 탐방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국사봉 남쪽 능선을 넘어가는 산길은 대전의 옛 지명인 회덕현과 보은의 회인현을 이어주던 옛길로 오른쪽으로 창말 나루터와 그 앞으로 가호리 나루터가 있었다고 한다. 서남쪽 능선으로 내려서니 산불로 나무가 불타 버려 대전시 오동마을 방향 전망이 좋다. 571번 도로에 내려서니 충북과 대전의 경계선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 어부동마을. © 편집부

국사봉을 등지고 대청호를 바라보고 있는 우무동 마을은 뭔가 깊은 이야기를 남겨놓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주며 산중턱에 기댄 조용한 산골마을이다. 우무동 마을 앞에서 571번 도로를 따라 어부동 마을로 곧장 갈 수도 있고, 마을 앞 골짜기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내려가면 대청호를 만나게 된다.

정비가 덜 된 호반길을 따라 녹색체험관으로 향하면 호반 옆으로 연꽃밭이 만들어지고 언덕 같은 작은 고개를 넘어 산수리 방향으로 대청호가 만을 이루며 깊숙이 들어온 풍경이 펼쳐진다. 녹색체험관 앞으로 커다란 연꽃단지를 만들어 놓고 아담한 쉼터를 이루고 있다.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걷기길 : 보은군 회남면 어부동 571번 도로→녹색체험마을→어부동→국사봉 산행입구→국사봉 북쪽능선→국사봉(國師峯)정상→국사봉 남쪽능선→우무동 마을 앞→571번 도로→농로→호반길→농로→호반길→농로→녹색체험마을(법수분교터). 순환형걷기길(4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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