鷄鳴狗盜 계명구도

鷄 닭 계:닭
鳴 울 명:울다
狗 개 구:개
盜 훔칠 도:훔치다

풀이-닭 울음소리를 잘 내고 개 흉내를 잘 내어 좀도둑질을 잘한다는 뜻으로 미천한 사람이라도 나름대로의 자기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유래- 전국시대 말기, 제나라 맹상군은 미천한 사람이라도 한 가지 재주에 뛰어나기만 하면 모두 받아 들여 그의 밑에 3000에 이르는 사람이 따랐다. 이 맹산군이 왕명으로 진나라에 가게 되었다. 진나라 소왕은 맹상군의 사람됨을 보고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귀족을 재상으로 앉혀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반대 의견이 있었다. 이리하여 재상으로 삼는 것을 그만두고 맹상군을 잡아 가두어 기회를 보아 암살하려했다. 이를 알게 된 맹상군은 소왕의 애첩에게 사람을 보내어 석방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애첩은 그 조건으로 호백구(여우 겨드랑이 흰털로 만든 옷)를 달라했다. 그런데 이 호백구는 진나라에 오면서 소왕에게 이미 바친 것이라 애첩의 요구에 응할 수가 없었다. 이때, 좀도둑의 재주를 가진 자가 있어 그가 개의 흉내를 내어 궁중의 창고에서 호백구를 훔쳐왔다. 이것을 애첩에게 바치자 애첩이 소왕에게 간청하여 맹상군 일행은 귀국허가를 얻어 곧장 탈출하였는데 한밤중에 국경초소인 함곡관에 도착했다. 하지만 소왕은 뒤늦게 후회하고 추격대를 보냈다. 법에 따라 첫닭이 울기 전에는 문을 열지 않으니 이제 꼼짝없이 잡히게 되었는데, 무리 중에 닭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가 있어 닭소리를 내니 근처 모든 닭들이 울게 되자 드디어 관문이 열리고 맹상군 일행은 탈출하게 되었다. 추격대가 도착했으나 이미 떠난 뒤였다. 높은 곳에 있는 눈이여, 놓치지 마시게! 낮은 곳의 풀 한포기, 돌 하나도 세상에 나온 것은 모두가 이처럼 쓰임이 있다는 것을. 글을 적는 나는 어떤 쓰임으로 이 세상에 왔는가에 대한 고민이 이 가을만큼 조금씩 익어간다..<시인·우송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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