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 진로탐색 중심의 행복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2013년도 2학기에 연구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2014~2015년도 희망학교 운영을 거쳐 2016년부터 전면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미 자유학기제와 유사한 제도로 청소년들에게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가 많다. 아일랜드는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 전환학기제를 도입했다.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1년 간 진행되며 사회, 도덕, 음악, 예술, 철학, 응용논리 및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덴마크는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 애프터스쿨을 운영한다. 여기서는 학생들에게 음악, 미술, 체육을 통한 감성교육과 단체 활동 등으로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한다. 스웨덴도 중학교 2∼3학년 과정에 직업체험 기간을 둬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수업 대신 기업 등에서 현장체험을 하며 학습과 진로를 연계하는 경험을 쌓는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중학생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 교육 전환기에 있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낀세대로 인식된다. 따라서 가정·사회적으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하는 소외 학생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형성 과정에서 겪는 불안하고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이르는 '중2병'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전국 초·중·고생 대상 '청소년 위기 실태'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폭력 70%는 중학생이 가해자다. 아울러 전국 초·중·고 폭력사건 69%가 중학교에서 발생됐다.

이는 학업 성적이나 교우관계 및 가정문제보다 이들에게 꿈과 끼를 발산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데 더 큰 원인이 있다. 자유학기제에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자유학기제로 지정된 학기에는 시험을 치르지 않고 성취 수준만 확인하게 된다. 대신 진로수업이나 체험 등을 집중 실시해 진로교육 및 교육방법의 전반적 변화를 모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는 기회를 얻게 돼 진로탐색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유학기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학기 동안 학과 공부를 시키지 않게 되므로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등의 염려도 있다. 이런 제도적 약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체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과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이것은 학교 역량만으로 해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 사회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중지를 모아야 한다.



/김재국 세광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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