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 여섯 살쯤 우리 가족은 휴가를 이용해 보은 속리산 야영장으로 여름야영을 떠났다.

그 무거운 텐트며, 코펠 등의 야영장비 일체를 각자 나눠 메고 도보로 이동해 3박4일간 야영을 하고 왔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난다.

힘들고 어려운 이동이었지만 가족 모두는 4일간의 추억은 지금도 낡은 앨범을 보면서 더듬고 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캠핑 바람이 우리사회에 불어 닥쳤다.

대형 쇼핑센터나 백화점의 입구에는 어김없이 텐트 풀셋트가 진열돼 있고 유명한 공원에는 언제부턴지 오토캠핑장이 들어서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캠핑문화의 현주소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왜 이처럼 캠핑 문화가 우리사회에 확산되고 있을까?

우선은 도심에서의 피로감을 풀어보려는 욕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가계부채 문제며 저성장사회의 제약이 작용되면서 적은 돈을 들이고 도심을 탈출 할 수 있는 방법이 차를 타고 자연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숙박과 취사를 하면서 해결하려는 욕구에 의해 캠핑문화가 활성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캠핑의 활성화는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다시 부는 캠핑 바람


지난주에 파주의 어느 영농 법인을 벤치마킹 차 다녀왔다.

산머루를 재배하고 머루 와인을 제조해 소비자를 초청해 체험도 하면서 농촌진흥청 지원 사업으로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와인 제조 공장과 숙성용 땅굴, 교육장과 체험 장등을 두루 둘러보고 마지막을 산등성이에 마련된 오토캠핑장을 둘러보면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농장의 수입 부분 중에서 2500평 규모의 오토캠핑장에서 발생되는 소득이 가장 많이 차지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농장주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1박 하는데 12만원을 받고 있는데도 주말에는 모든 텐트의 예약이 이뤄진다는게 농장측의 설명이다.

이런점에서 도심을 탈출해 힐링과 충전을 요하는 도시민들을 우리 농업측면에서 흡수할 수 있는 농업경영 방식이 대두 돼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정한 규모의 농장을 갖추고 농장 주변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해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농산물 판매는 물론 체험과 교육을 통해 농업을 알리고 부가가치도 창출하는 형태의 경영 방식을 연구하고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 농업에도 기회가


또는 각 지역별로 육성하고 있는 특화작목별 재배 단지가 조성된 곳 중 경쟁력이 있는 곳을 선정해 특화작목에 대한 가공 시설은 물론 체험과 교육시설을 설치하고 그 주변에 일정 규모의 오토캠핑장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검토대상이다.

이때 꼭 고려해야할 조건들이 있는데 우선 기반시설들을 확실하게 조성해 방문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가까운 곳에 언제라도 가면 즉석에서 수확해 먹을 수 있는 신선 채소밭을 조성해 놓고 자유롭게 이용하게 하면 어떨까?

이제는 농업인들에게 공이 넘어왔다.

창조적인 경영 기법으로 불어 닥치기 시작한 캠핑문화를 어떻게 농장경영에 접목 할 것 인가가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며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책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윤명혁 청원농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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