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냄새로 굴 바지락 감태등 수확중단

▲15일 가로림만 갯벌에 설치된 굴 양식장에서 신현문 어촌계장이 기름 피해로 썩어들어가고 있는 굴을 살펴보고 있다.

"굴은 생물이라 기름물에 한번 잠기면 끝장입니다. 굴 수확으로 가장 바빠야 할 시기에 그저 바라만 봐야 하니 찹찹하기만 합니다."

서산시 지곡면 중왕 어촌계장을 맡고있는 신현문씨(44)는 가로림만 갯벌에 들어선 굴 양식장에서 기름냄새와 함께 썩어들어가는 굴 속을 들여다보며 허탈한 심경을 토해냈다.

신씨는 요즘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시시각각으로 상황실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받아야 하고 썰물로 드러난 갯벌 곳곳을 둘러보며 기름 덩이와 유막을 카메라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갯벌 낙지잡이에 나선 어촌계원들로부터 갯벌 오염상황을 듣고 메모를 하며 시시때때로 피해조사를 나온 공무원과 언론기자 등을 어장과 섬까지 안내하는 일도 신계장 몫이다.

하지만 계원 42명과 함께 땀으로 일군 25㏊ 규모의 굴 양식장을 바라만 볼수밖에 없는점이 신 계장의 마음을 짓누르게 한다.

이처럼 당초 예상과 달리 가로림만에 기름이 유입되면서 미역과 바지락, 굴, 우럭 등의 양어장에서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로림만 안쪽에 있는 섬인 고파도 어촌계를 비롯해 팔봉 어촌계와 호리 감태 작목반에서도 지난 10일 이후 굴과 바지락, 감태수확을 중단한 상태이다.

신 계장은 "바다 표면에 떠 돌고있는 기름 유막도 문제지만 해류를 타고 바닷속을 오가는 유류 침전물에 의한 갯벌 오염이 더 큰 문제로 갯벌생태 변화에 대한 시료 채취와 성분분석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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