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이 빚어낸 호수 위 겨울로 가는 나룻배

대청호를 따라가는 분저리(실)길을 찾아가니 지도상에는 표시가 안 돼있지만 판장교에서 마을까지 포장도로가 깔려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마른 먼지가 풀풀 나고 비가 오면 진창이라 불편한 점이 많은 곳이었다.

분저리는 회남에서 옥천 안내면으로 가는 구름재 입구에 있으며 은운리로 넘어가는 고개가 비포장 산악도로다. 산길에서 바라보는 대청호가 아름다운 곳으로 최영장군의 이야기가 남아있는 곳이다.

분저나루로 배들이 오가는 뱃길이 보이며 호수 건너 신곡리 방향으로 작은 나룻배 몇 척이 물이 빠져 드러난 황토색 호숫가에 올라 앉아있다.
▲ 대청호의 겨울을 열고있는 어부. © 편집부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을 알리는 커다란 표석이 도로 옆에 서있는 곳에 도착하니 여느 동네나 마찬가지로 시골풍경의 옛 모습과 깔끔한 건물로 치장한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분저리 아랫말 마을 모습이 나타난다. 1960~70년대 스레트 지붕으로 된 시골집들이 담배건조실과 함께 사라져가고 있다.

이장댁을 찾아 마을이야기를 주워 모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분저리 웃말, 아랫말 다 합쳐봐야 20여 가구이고 2002년 녹색체험마을로 지정 돼 노래방에 식당, 숙소까지 있지만 활성화는 좀 그렇고 앞으로 메주만들기, 옥수수따기, 감자캐기, 산나물뜯기 등을 할 모양이다.

동네 앞으로 지나가는 매봉재는 서탄리~분저리~용호리~거교리로 가던 옛길이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신 마을 앞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올라 매봉을 거처 웃말로 거처 오는 산길을 따라 녹색마을로 되돌아오는 걷기길을 만들어 본다.
▲ 분저리로 가며 바라보는 대청호. © 편집부


은운리로 가는 구름재를 확포장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마을 주민들에게 "포장 해봐야 탐방객들이 쓰레기만 버리고, 달리는 차 때문에 위험하기만 할 것 같다" 고하니 동감하며 보은군과 논의를 하겠다고 한다. 사실 포장된 구름재를 이용할 사람도 많지 않고 오지 트레킹 코스로 남겨두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장은 산람 관리 하랴, 마을일 하랴 바쁘기만 하고 또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봉고차를 타고 서둘러 출발한다.


분저리 대청호 둘레산길은 마을을 돌아본 후 임도를 따라 241봉으로 오른 후 능선길을 따라 대청호를 바라
보며 산길을 간다.

광산개발을 하던 곳에서 서탄리 방향 대청호를 살펴 본 후 웃말을 거처 아랫마을로 되돌아가는 순환형 코스로 산길이 어렵지는 않지만 약간의 정비가 필요하다. 대청호가 서탄리를 끼고 크게 사행(蛇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분저리 마을 입구에 서있는 녹색체험마을 안내돌. 찾는 이들을 위해 식당, 숙소는 물론 노래방까지 갖추고 있다. © 편집부

걷기길 : 분저리 아랫마을 녹색체험장→마을길→임도→-매봉재→임도→능선길→241봉→능선길→광산길 갱도→전망 좋은 곳→광산길→들길→분저리 웃말→포장도로→아랫말 녹색체험장. 순환형 걷기길(약 4시간 소요)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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