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남대문 캠프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9일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대선 패배가 확실시되자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이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2시간여 만인 8시20분께 선거상황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언급은 대선패배에도 불구하고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신당 창당 등 정치적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명박 후보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지난 정권의 잘못을 확실히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뒤 "하루 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 통합에 온 힘을 다해주기 바란다. 지난 10년 우리는 너무 많은 국력을 소비한 만큼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혈혈단신으로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선거에만 이기자고 나온 건 아니었다. 결과와 상관 없이 국민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회의 균등, 법치와 공정, 정직과 신뢰라는 가치가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하게 되지만 지난 5년 이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 흔들려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 소중한 원칙과 가치가 바로 선 반듯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었다"며 출마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이대로 떠나게 돼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며 "저 이회창, 이제 한 알의 씨앗이 되고자 한다. 한 알의 씨앗이 떨어져 죽지 않으면 그대로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듯 떨어져 죽은 하나의 씨앗이 꽃을 피우고 무성한 열매를 맺는 날이 언젠가는 꼭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팀장 회의에서 "이번 결과는 패배가 아니다.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캠프 관계자는 "진정으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는 `가치 추구'의 보수, 젊은이들이 매력을 느끼고 찾아오는 새로운 보수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이를 구현할 보수정당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